대기업 인사 시즌…“연봉보다 복리후생 더 중요”

  • 뉴시스
  • 입력 2023년 3월 10일 14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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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들, 거기 조직문화 어때? 난 복지가 중요해서…”

최근 직장인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 이같은 글들이 속출하고 있다.

기업 문화로 대표되는 회사 복지와 근무 환경에 직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정보 공유도 쉬워지자 기업들은 인재 확보를 위해 직원들의 복리후생 혜택을 늘리고 있다.

10일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복리후생비로 3조2204억원을 지출했다. 이는 2021년 2조6301억원에서 23.7% 증가한 수치다.

복리후생비는 근로자들의 업무 능률을 높이기 위해 회사가 지급하는 비용으로 자녀 학자금, 보건·복지 시설 및 사내 동아리 운영비 등도 포함된다.

삼성전자는 기혼자 중심의 복지 제도도 개편했다. 젊은 세대의 결혼관이 바뀌면서 비혼율이 높아진 만큼 미혼 직원들의 복지를 강화해 근로 의욕을 높이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혼자 임직원의 결혼기념일에만 제공하던 상품권을 미혼 임직원들에게는 생일에 주고 있다. 에버랜드 테마파크 이용권 등 문화 혜택 지급 범위도 미혼 임직원들에게도 확대했다.

LG전자도 육아휴직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리고, 격년마다 지원해 온 임직원 배우자 종합검진을 매년 지원하는 등 직원 복리후생 개선에 힘쓰고 있다.

HD현대는 사내 어린이집 ‘드림보트’를 개원했다. 밤 10시까지 자녀를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을 운영해 직원들의 육아 부담을 줄이며 인재를 적극 유치하겠다는 의지다. 만 3~5세 유아반에는 2명의 원어민 강사가 머무르며 영어 교육까지 해준다.

HD현대는 이미 자녀 1인당 유치원비 명목으로 최대 1800만원을 지원하는 파격적인 육아 혜택으로 주목 받은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출범 10주년을 맞아 특별 축하금 지급과 함께 임직원 의자를 고가의 ‘허먼밀러’로 교체했다.

매달 셋째 주 금요일을 ‘해피 프라이데이’로 지정해 휴무를 제공하고 레고랜드를 통째 빌려 임직원들과 가족을 초청한 것도 화제다. 난임 치료와 시술을 위한 난임 휴가를 5일 유급으로 확대하고 관련 시술비도 50만원 한도에서 횟수에 제한 없이 지원한다.

‘킹산직’이라고 불리는 현대차 생산직도 연봉은 물론 복지 수준이 높아서 인기가 많다.

현대차 생산직으로 입사하면 근속연수에 따라 현대차 자동차를 2년마다 최대 30%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퇴직 후에도 25% 할인 혜택을 받는다.

야간 근무가 없고 휴일에도 자유롭게 쉴 수 있는 근무 환경도 주효했다. 현대차는 2013년부터 주간 연속 2교대제를 운영해 2개 근무조가 매일 주간에만 8시간씩 일한다.

기업들은 정년까지 한 곳에 다니는 ‘평생직장’ 개념이 희박한 세대들이 기업에 입사하면서 임직원 근속연수가 길어질 수 있도록 복리후생을 확대한다는 입장이다.

사람인 정현경 매니저는 “젊은 직원들은 연봉이나 성과 보상도 중요하지만 자율성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직원들이 정말 원하는 동기를 회사가 잘 충족시켜 줄 수 있도록 조직 차원에서 독려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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