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경험과 지혜 활용한 새 노인일자리 사업 개발해야[기고/김미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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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원장
김미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원장
‘2022 노인일자리 주간’ 행사가 26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다. 행사는 노인일자리 사업을 많은 국민 여러분께 알리고자 기획됐다. 올해 행사는 ‘경험은 나눔, 일자리는 이음’이란 주제로 진행된다. 이 주제는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노인 인구가 늘면서 고령 세대의 경험과 지혜를 일자리로 잇는 사회적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3년 뒤, 2025년 만 65세 이상 노인 인구 1000만 명 시대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노인인 초고령사회로 들어서게 된다. 생산가능 인구 감소 상태에서 초고령사회는 노년 부양비를 가중시킬 뿐만 아니라 돌봄 및 노인 일자리 수요도 증가한다. 노인의 빈곤화 현상을 감안할 때 노후 소득보장 문제 해결도 더욱 중요해진다.

이를 위해서는 다층적 노후 소득보장 체계 내실화가 필요하다. 노후 소득보장은 주로 △공적연금 △기초연금 △노인일자리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공적연금 개선은 현재의 노인들에게 효과가 거의 없다. 따라서 기초연금과 노인일자리를 통한 노후 빈곤 가능성을 완화해야 한다. 이 중 노인일자리 사업은 소득 증가뿐만 아니라 노후 삶의 다양한 부분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노인일자리 사업은 빈곤 완화, 건강, 심리·정서적 건강 개선 효과 등 노후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일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일자리 사업은 실업률을 약 3%포인트 낮추고 고용률을 약 2%포인트 높이고, 빈곤율을 약 3% 감소시키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노인일자리 참여자는 동일 조건의 비참여자보다 의료비를 연간 약 85만 원 적게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년 84만5000명이 노인일자리에 참여하고 있으므로 연간 약 7200억 원의 보건 의료비가 절감되는 셈이다. 국민들이 그 금액만큼 건강보험료를 적게 내도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노인일자리 사업은 참여자의 우울감을 감소시키고 심리·정서적 안정감을 높여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인일자리 사업의 효과를 더욱 높이기 위해서는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그동안 노인일자리는 주로 정부 재정에 의하여 만들어진 1세대 노인일자리였다. 이를 정부 재정과 민간 재원이 매칭된 2세대 노인일자리로, 그리고 공공의 인큐베이팅과 민간 재원으로 이루어지는 3세대 노인일자리로 이행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산의 절감뿐만 아니라 참여자의 만족도 및 소득도 1, 2, 3세대로 이행하면서 높아지기 때문이다. 3세대 노인일자리 확산을 위해서는 민간 기업의 협조와 노인들의 역량 제고가 필요하다.

노인 인구가 많아지면서 노년층도 달라지고 있다. 건강하고, 역량과 학력도 높다.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으로 편입되면서 생겨난 변화다. 이들을 중심으로 민간 차원의 적극적 고용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실제 노인일자리 사업을 통해 고령 근로자를 고용한 한 기업은 연매출이 30% 이상 올랐다고 한다.

지금 노인일자리 사업은 시범사업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 모델을 개발하고 노년층의 수요에 맞춘 일자리로 변화 중이다. 노인의 경험을 나누어 일자리로 잇고자 노력한다. 이러한 노력이 노인일자리 사업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퍼져 나가길 기대해 본다.

김미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원장
#노인#노인일자리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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