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 부담 늘고 대출이자 올라도 “내 집 있어야”…커지는 주택 소유 열망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13일 13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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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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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를 중심으로 ‘집값 고점론’이 확산되고 있지만 일반시민들의 내 집 마련에 대한 열망은 최근 4년 새 가장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모든 연령대에서 동일하게 이런 경향이 보였는데, 특히 18~29세의 청년층에서 가장 높았다.

정부가 각종 부동산 보유세 부담을 늘리고 있지만 ‘내 소유의 집은 있어야 한다’는 응답 비율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었다. 또 금리가 더 높아서 대출이자 부담이 커지더라도 주택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응답자가 늘어만 갔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현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시장을 안정시키겠다며 쏟아낸 수십 건의 부동산정책에도 부동산 가격이 급증하면서 일반 시민들 인식 속에 부동산 불패론이 뿌리 깊게 자리 잡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한국리서치는 이런 내용을 담은 설문조사 분석보고서 ‘2021년:주택 보유 인식 및 이사 계획’을 이달 8일 공개했다. 설문조사는 지난달 12~15일까지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문자와 이메일을 통해 실시됐다. 조사결과의 표본오차는 ±3.1%포인트이다.

● 갈수록 뜨거워지는 주택 소유 열망
보고서에 따르면 ‘본인 소유의 집 한 채는 갖고 있어야 한다’는 응답자가 89%로 ‘아니다’는 응답자(11%)를 크게 앞질렀다. 또 이는 지난해 9월에 실시한 조사 결과(83%)와 비교해 6%포인트가 높아진 결과다. 또 2018년 10월(86%)보다도 높았다.

‘내 소유의 집이 있어야 한다’는 응답자를 연령대별로 보면 18~29세(94%)가 가장 높았고, 40대(85%)가 가장 낮았다. 또 ‘내 소유의 집에 대한 열망’은 무주택자(83%)보다는 유주택자(92%)가 더 높아 눈길을 끈다.

‘주택가격이 지금보다 오르지 않더라도 내 집은 있어야 한다’는 응답도 87%로 역시 최근 4년 새 가장 높았다. 이에 대해 2018년과 지난해 조사에서는 긍정적인 응답자 비율이 82%로 같았다.

‘보유세가 인상되더라도 내 소유의 집이 있어야 한다’에 대해서도 ‘그렇다’고 대답한 응답자 비율이 64%로, 2018년(55%)과 2020년(56%) 조사 결과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유주택자들은 이에 대해 67%가 ‘그렇다’고 답했다.

정부는 최근 금리 인상을 통한 부동산시장 안정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금리가 높아져 대출이자 부담이 커지더라도 내 소유의 집이 있어야 한다’는 질문에서도 전체 응답자의 절반을 넘는 53%가 긍정적인 답변을 내놔 눈길을 끈다. 지난해까지는 대출이자 부담이 커질 경우 내 소유의 집이 없어도 된다는 의견(56%)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재 주택 임차료나 주택 관련 대출금을 매월 지출하고 있는 응답자들도 52%가 ‘대출이자 부담이 커지더라도 내 소유의 집이 있어야 한다’고 대답했다.

● 주택 안 판다는 사람 늘어났다
이런 분위기는 주택 매각 의도를 묻는 질문에서도 나타났다. 응답자 가운데 주택을 보유한 6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주택 매도 시점에 대한 질문에서도 ‘계획 없다’가 59%로 전년(55%)보다 높아진 것이다.

또 팔 의사가 있는 사람의 경우도 1년 이내(2020년·5%→올해·4%)와 1~5년 이내(26%→23%) 5~10년 이내(13%→11%)는 모두 줄었다. 반면 10년 이후(2%→4%)는 배로 높아졌다.

주택 매입시점에 대해서도 ‘현재 계획이 없다’가 54%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설문조사와 같은 수준이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이 71%로 가장 많았고, 50대(58%)와 40대(52%)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구입을 계획 중인 응답자는 1~5년 이내(21%→20%), 5~10년 이내(15%→15%), 10년 이후(7%→8%), 1년 이내(2%→3%)의 순으로 많았는데, 모두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 10명 중 4명 5년 내 이사, 주 목적은 주거·생활환경 개선
한편 이사 계획을 묻는 설문에서 전체 응답자의 36% ‘향후 5년 이내’로 대답했다. 특히 30대에서는 절반에 가까운 49%가 5년 내 이사 계획이 있다고 밝혀 전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이사 이유에 대해서는 ‘시설이나 설비가 더 양호한 집’(33%)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서 ‘현재 살고 있는 집 계약 만기’(23%) ‘교통 편리, 편의 문화시설, 공원 녹지 등 주변환경이 좋은 지역’(22%) ‘가구원수 변동에 따른 적정 규모의 주택’(17%)의 순이었다.

앞으로 이사 계획이 있는 응답자(363명)를 대상으로 지역을 묻는 질문에 서울(24%)과 경기(23)를 꼽는 대답이 부산(7%) 인천·경남(6%) 등 다른 지역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또 주택 유형에 대해서는 아파트(64%)라는 대답이 전체 응답의 절반을 훌쩍 넘어섰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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