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난 끝났나…물량 쌓이고 수요 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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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2월 13일 09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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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강남구 일대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1.11.3/뉴스1 © News1
서울 서초구, 강남구 일대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1.11.3/뉴스1 © News1
서울 아파트 전세 물량이 쌓이고 있다. 전반적인 수요 감소에 물량 적체까지 겹치면서 서울 전세시장은 2년2개월 만에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상황으로 전환됐다. 부동산업계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전세의 월세화 등 전세시장 축소에 따른 전세난은 계속될 것으로 봤다.

13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10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물량은 3만1375건이다. 아실 집계 기준 연중 최고치며, 지난해 8월14일(3만1410건) 이후 약 1년4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 물량은 지난해 임대차법 시행 이후 빠르게 감소했다. 7월 말 임대차법 시행 직전 4만건 이상을 기록한 전세 물량은 9월 말 1만건 이하로 급격히 감소했고, 올해 초까지도 2만건을 하회했다. 이후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고 최근 속도를 높이며 3만건을 돌파했다.

반면 수요는 감소했다. 기존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 사용과 금융당국의 전세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대형 정비사업장의 이주 종료와 신규 입주 물량 등 국지적 현상까지 겹치면서 전반적인 전세 수요가 감소했다고 볼 수 있다.

공급은 늘고 수요는 줄면서,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은 약 2년2개월 만에 ‘수요자 우위’로 전환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99.1을 기록했다. 전세수급지수는 0~200 사이로 100보다 적을수록 전세 수요보다 공급이 많다는 의미다. 서울의 전세수급지수가 100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2019년 10월 21일(99.9) 이후 26개월 만에 처음이다.

정부는 전세시장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입주물량 증가, 대규모 정비사업 이주 종료 등으로 지난해 8월 임대차법 시행 이후 최다 매물이 출회되고 가격 상승세도 지속 둔화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시장 의견은 다르다. 일시적인 현상으로 현장의 전세난은 계속이라고 전했다. 계약갱신청구권 사용으로 신규 전세 물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의 전세 대출 규제 강화가 겹치면서 수요자들이 전세가 아닌 월세 시장으로 떠밀리고 있다고 했다.

이는 거래 현황을 살펴봐도 알 수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16만7080건이다. 이 가운데 월세 거래는 6만1015건이다. 전체의 36.5%다. 임대차법 직전 6개월(2020년 1~6월) 월세 거래 비중 28.7%보다 8%포인트(p)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역대급 종합부동산세 부과가 이런 전세의 월세화를 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정부는 월세가가 높으면 수요자들이 움직이지 않을 것이란 논리로 임대차 시장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지만, 월세가격 자체가 오른다기보다는 전세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돌리는 방향으로 조세 전가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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