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신용대출 금리 ‘꿈틀’…금리 상승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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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8월 12일 06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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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될 경우 이자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11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시중은행 대출창구의 모습. 2021.8.11/뉴스1 © News1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될 경우 이자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11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시중은행 대출창구의 모습. 2021.8.11/뉴스1 © News1
직장인 김모씨(55)는 최근 카카오뱅크 신용대출 만기 연장 신청을 했다가 깜짝 놀랐다. 신용점수가 1000점 만점인데도 대출 금리가 1년 만에 연 1.99%에서 2.86%로 1%p(포인트) 가까이 오른 것이다. 은행에 문의하니 “정책적 반영 등을 통해 금리를 올리게 됐다”는 답이 돌아왔다. 김씨는 황당한 마음에 다른 은행 대출도 알아봤지만 상황은 비슷했다.

은행권 신용대출 금리가 상승하면서 기존에 빚을 낸 사람들의 이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12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이 지난 6월 취급한 일반신용대출 금리(평균)는 연 2.81~3.53%였다. 1년 전 2.38~2.85%와 비교하면 0.6%p 가량 올랐다.

인터넷은행도 마찬가지다.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 금리는 지난해 6월 2.81%에서 1년새 3.95%로 1.14%p 높아졌다. 케이뱅크의 신용대출 금리 평균 역시 3.86%로 5대 은행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은행권 신용대출 금리가 오른 것은 지표금리인 은행채 1년물 금리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연내 인상을 시사한 지난 6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올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 1년물(AAA·무보증, 민평평균) 금리는 10일 기준 1.226%로 지난해 8월초 0.755%에서 1년 새 0.471%p 상승했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가계대출 관리를 주문한 것도 대출 금리 상승의 한 요인이다. 금융당국이 지난해부터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에 나서자, 은행들은 신용대출 한도를 줄이고 우대금리를 줄이는 식으로 ‘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금융당국은 올해 하반기에도 가계대출 증가율을 3~4%대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인터넷은행들은 ‘중금리·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라는 과제도 안고있다. 올해 말까지 카카오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20.8%까지, 케이뱅크는 21.5%까지 늘리겠다고 밝힌 상태다. 중금리 대출 비중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인터넷은행들의 신용대출 평균금리도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고신용자 신용대출 금리를 올리고 중신용자 대출 비중을 늘리겠다고 밝혔고, 그렇게 하고 있다”며 “중금리 대출 공급이 늘어나면서 신용대출 평균 금리도 오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오늘 26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0.50%에서 0.75%로 0.25%p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준금리 인상은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돈을 빌린 사람들의 이자 부담을 더 높인다.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말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 1630조2000억원을 기준으로 대출 금리가 1%p 오를 때 가계가 부담해야 할 이자는 11조8000억원에 달한다.

임형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리 정상화가 시작될 경우 변동금리 비중이 높고 만기가 짧은 신용대출 차입자가 주택담보대출 차입자보다 상대적으로 더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차입자금을 이용한 신규 투자자들은 금리 정상화에 대비해 펀더멘탈에 기초한 투자 중심으로 위험 관리를 해야한다”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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