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초 백신접종·바이든 취임에 美 경제반등 기대↑…한국 전망은

  • 뉴스1
  • 입력 2020년 11월 23일 06시 11분


코멘트
© 뉴스1
©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희소식과 함께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 내년도 전 세계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미국에서는 당장 내년초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실시되면서 바짝 얼어붙었던 경기가 기지개를 펼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 들어 약 1조달러(약 1100조원) 규모 재정부양책이 실시되면서 백신으로 들뜬 경기에 더욱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내년도 우리나라 경기 전망도 밝아지고 있다. 주요 수출국인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 경기가 반등하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역시 경제성장률 상승 기회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공화당이 여전히 미 상원을 지배하고 있어 바이든 행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은 난항을 겪을 수 있다. 미중 무역관계도 트럼프 행정부에 비해 크게 나아지지 않으면서 장기적으로는 한국 수출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10일 우리나라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1% 급증했다. 조업일수(7.5)를 조정한 일평균 수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12.1% 증가했다. 주요 수출국인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 유행이 기승을 부렸음에도 불구하고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언택트(비대면) 특수’를 누리며 수출 증가를 이끌었다.

글로벌 경제분석기관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한국의 11월 첫 10일 동안의 수출은 코로나19 위기 이전 수준을 훨씬 상회했다”면서 “전자제품에 대한 강력한 수요에 힘입어 앞으로 몇 달 동안 한국은 강한 수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주요 수출국의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 우리나라 수출이 되레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백신 출시와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은 향후 우리나라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칠 중대 변수로 떠올랐다.

코로나19 영향이 한동안 지속되면서 내년 1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는 있지만, 백신 접종으로 사람들이 비행기를 타거나 영화관과 술집에서 만남을 갖는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가면서 경제가 점차 활력을 띨 것이라는 예상이다.

글로벌 금융그룹 ING는 “백신 예방접종 프로그램은 규제 승인 후 내년초에 시작될 것으로 가정한다”며 “이는 소비자와 기업 모두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백신 첫 접종 예상 시기는 내년 1월 20일 바이든 취임과도 비슷하게 맞물리면서 경기 부양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ING는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상당한 규모의 재정 부양책이 나오면서 경제 반등이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며 “우리는 여전히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에 해당하는 약 1조달러 경기부양 패키지가 가능하다고 가정한다”고 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이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제시한 1조달러 패키지가 바이든 행정부 들어서도 실행될 수 있다는 의미다.

글로벌 경제분석기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역시 “시장은 최근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 모더나로부터 두 가지 유망한 백신에 대한 긍정적인 소식을 접했다”며 “전염병을 성공적으로 억제하면 미국과 세계 경기는 급격히 상승할 수 있으며 2021년 한국의 실질 GDP 성장률 전망에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미 상원을 여전히 공화당이 장악하면서 바이든의 재정 부양책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상원을 공화당이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2021년 미국에서 중대한 재정 부양책이 실행될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는다”며 “바이든의 대선 승리가 미국에 대한 성장 전망에 영향을 주지는 않으며, 한국의 2021년 실질 GDP 전망치 역시 2.9%에 머물러 있다”고 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보다 ‘예측 가능’한 무역정책을 펼치면서 한미 무역 관계는 비교적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행정부 초기에 미중 무역 전쟁이 확대될 가능성도 낮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경직된 양국의 무역 관계가 크게 변화하진 않을 거란 전망이다. 우리나라 수출은 미중 간 대립 속에서 계속 부침을 겪을 수 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바이든 행정부의 덜 대립적인 무역 정책은 글로벌 무역 여건을 안정시키고 2021년 한국의 하방 리스크 제거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그러나 중국과의 경제 문제에 대한 미국의 전반적인 입장은 그다지 완화되지 않을 것이며, 이는 중장기적으로는 한국의 수출 전망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