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소리’ 나는 전셋값 급등…추석 이후에는 안정될까

  • 뉴시스
  • 입력 2020년 10월 3일 0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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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세가격 전망지수 143…상승 쪽 무게
일선 중개업소 "더 오를 것" vs "나아질 것"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임대차2법 시행 이후 전세 매물이 줄어드는데다 가을 이사철을 맞아 수요가 늘면서 전셋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것이다. 서민 주거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추석 이후에는 전세시장이 안정을 찾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KB국민은행 월간 주택 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이달 14일 기준 서울 전셋값은 한 달 동안 1.59% 올랐다. 7월(0.68%), 8월(1.07%), 9월(1.59%) 등 3개월 연속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서울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 59㎡는 지난달 11일 9억원에 전세 거래됐다. 6·17 대책 이전까지만 해도 7억원 대에 거래됐지만 두 달 만에 2억원 가량 뛰었다. 경기도에서는 하남시 선동 미사강변리버뷰자이 98㎡가 지난달 10일 7억3000만원에 전세 계약됐다. 지난 5월만 해도 5억원 대에 거래됐었다.

계약갱신청구권 행사로 기존 전세계약이 연장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시장에 나오는 물건 자체가 귀해진데다 최근 월세 전환도 늘어나면서 전세 물량은 더욱 부족해지고 있다.

특히 가을 이사철을 맞아 전세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안 그래도 부족한 소수의 전세 물건을 놓고 임차인들이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 됐다. 이런 분위기가 이어지다 보니 전세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심지어 일부 지역에서는 전셋값이 집값과 같거나 비싼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경기 안산시 상록구의 서해아파트 전용 59㎡는 지난달 3일 2억1000만원에 전세 거래됐다. 지난 8월3일 2억1000만원에 거래됐던 것과 같은 가격이다.

집값 상승세가 주춤한 사이 전셋값이 고공행진을 지속하자 일부 단지에서는 이 같은 시세 역전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일선 중개업소에선 전세 매물이 자취를 감추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추석 이후에도 불안한 전세시장 상황 속에 가격 상승세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인중개사들의 체감을 반영한 전세가격 전망지수도 상승 쪽으로 무게가 기울어져 있다. KB국민은행의 서울 9월 전세가격 전망지수는 143을 기록했다. 전세가격 전망지수는 100을 넘으면 향후 2~3개월 후 전셋값이 상승할 것이라고 보는 비중이 더 높다는 뜻이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 매물 자체가 없는 데다 매물이 나오면 거의 바로 거래가 되고 있다”며 “추석 이후에도 지금 상황과 큰 차이는 없을 것 같다. 추석이 지나면 전세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 뿐 아니라 울산(137), 대구(137), 대전(120), 부산(118), 광주(107) 등 모든 지역의 전망지수가 100을 상회하면서 임대차법 이후 전세가격이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더 많은 상황이다.

반면 추석 이후에는 지금보다 전세시장 상황이 나아질 것이란 예상도 있다. 서울 서대문구 영천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보통 추석 이전에 매물이 많지 않다가 추석 이후에는 조금씩 나오곤 했었다”며 “아무래도 지금 보다는 매물이 나오고 가격도 조금 내려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도 임대차보호법 시행 이후 4~5개월가량의 부침을 겪은 후 전세가격이 안정세를 되찾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달 11일 국회에서 임대차2법 시행으로 전셋값이 오르는 현상에 대해 “전세시장이 지금은 불안하지만 몇 개월 있으면 안정을 찾을 것”이라며 “과거 1989년 임대차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렸을 때도 4~5개월 정도 임대 가격이 상승하는 등 시장 혼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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