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쇼크’ 2분기 -3.3% 역성장…“경기하강 속도 빨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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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7월 23일 08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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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분기(4~6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 충격으로 전분기 대비 3.33% 마이너스(역) 성장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기였던 1998년 1분기 -6.8% 이후 22년여만에 최저치다.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였던 2008년 4분기 -3.28% 보다도 낮은 수치다. 우리나라의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수출이 급격히 악화된 영향이다.

이로써 우리나라 경제는 1분기(-1.3%)에 이어 2분기 연속 역성장했다. 우리나라 성장률이 연속으로 마이너스였던 경우는 2003년 1분기(-0.7%), 2분기(-0.2%)와 1997년 4분기(-0.5%), 1998년 1분기(-6.8%), 2분기(-0.8%) 두 번뿐이다. 통상 2개 분기 연속 성장률이 마이너스면 ‘경기침체’(Recession)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해석한다. 한은도 우리나라의 현재 상황을 경기침체로 보고 있다. 또 우리나라 경기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도 하강국면에 있었던 만큼 경기하강 속도가 더 빨라졌다고 진단했다.

한국은행은 23일 이같은 내용의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를 발표했다. 이는 한은의 당초 예측치인 -2%초중반보다 악화된 것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올해 연간 성장률이 전망치인 -0.2%에 못미칠 것이라며 하향 조정을 예고한 상태다. 이날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도 2분기 성장률 발표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8월 수정경제전망 때 하향조정될 것이라고 했다.

한은은 우리나라 경제가 올해 2분기 역성장한 것을 두고 수출과 건설, 설비투자 등의 상황이 악화된 영향이 크다고 봤다. 수출은 자동차, 석탄 및 석유제품 등이 줄어 전기대비 16.6%나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수출 감소율은 1970년대 이후 최저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수입도 원유 등을 중심으로 7.4% 줄었다. 건설투자는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1.3% 감소했고, 설비투자는 운송장비가 줄어 2.9% 떨어졌다.

다만 민간소비는 내구재(승용차, 가전제품 등) 등을 중심으로 전기대비 1.4% 증가했다. 정부소비도 물건비 지출 등이 늘어 1.0% 증가하긴 했으나 역성장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경제활동별로 보면 농림어업은 채소 등 작물이 줄어 전기대비 9.7% 급감했고 제조업은 운송장비,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등을 중심으로 9% 감소했다. 건설업은 건물건설이 줄어 0.2% 줄었다. 코로나19의 충격이 컸던 서비스업은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 운수업, 문화 및 기타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1.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박 국장은 “대다수 전문가들이 코로나19가 점차 진정될 거라고 예상을 해왔었는데 진정정도가 예상에 못 미쳤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재화 수출, 민간소비 부문의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부진한데 (역성장이)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화수출은 주요 수출대상국의 이동제한 조치 등으로 해서 자동차, 스마트폰 등의 해외 수요가 급감했고, 셧다운 조치로 해외부문의 가공 중개무역도 크게 부진하게 나타나면서 실제 수출 실적이 당초 전망치를 크게 하회했다”고 덧붙였다.

또 “우리나라의 경기가 2017년 9월을 정점으로 경기하강 국면에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쇼크가 발생했기 때문에 경기하강 속도가 빨라진 것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장률 기여도를 살펴보면 민간이 -3.1%p로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렸고 그나마 대대적인 재정으로 방어해왔던 정부도 전분기 0.2%p에서 -0.3%p로 전환했다. 순수출 기여도는 전분기(0.7%)대비 4.8%p 떨어진 -4.1%p를 기록했다. 내수 기여도도 -2.0%p였다.

2분기 연속 역성장 충격을 받으면서 올해 연간 성장률도 한은 예상치(-0.2%, 5월 전망)에서 크게 하향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 16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수출 감소 폭이 ‘대단히’ 큰 것으로 보여 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예측치는 -0.4~-1.0% 수준이다.

한은은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에 대해 경기침체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박 국장은 “그동안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들보다 잠재성장률이 높은 상황이어서 경기가 하강해도 마이너스 성장을 하지는 않았다”며 “우리나라의 잠재 성장률도 2% 초중반대로 떨어지면서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이 됐는데, 앞으로 마이너스 성장이 이어지면 경기 수축(recession), 침체 같은 표현을 쓸 수 있을 것”이라고 현재 상황을 진단했다.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선 명확한 언급 대신 중국을 예로 들며 우회적으로 설명했다. 박 국장은 “올해 하반기에 전기 대비 3%의 성장률을 기록하면 기존 시나리오(-0.2%) 수준을 달성할 수 있다. 하반기 성장률이 1.8%면 연간 -1%대 성장률이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의 성장률은 코로나19 진정 정도에 달려있다”고 했다.

그는 “중국 경기는 코로나19가 어느정도 컨트롤되는 상황이되니 급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19 상황이 급격히 진정되면 급반등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중국과 우리 관계는 교역이 상당 긴밀해서 그런 방향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도)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연간 성장률은 앞으로의 코로나 진정 수준, 락다운 수준, 각국의 경제 성장 노력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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