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현행 연 0.50% 동결 유력…국고채 매입 확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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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7월 16일 05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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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운데)가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2020.5.28/뉴스1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운데)가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2020.5.28/뉴스1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6일 7월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0.50%로 동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가 이미 실효금리 하한에 근접한 수준이어서 한은 금통위가 통화정책 대신 국고채 단순매입 등 비전통적인 방식으로 경기대응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실효금리 하한은 기준금리가 더 낮아지면 부동산 등 자산거품, 외국인 자금이탈 등 부작용이 극대화될 위험이 커지는 단계를 말한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달 25일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설명회에서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 상황에서 진정 기미를 보인 주택가격이 다시 오름세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 우려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면서 기준금리 동결을 시사했다.

앞서 지난 3월 한은 금통위는 코로나19발 금융시장 패닉을 진정시키기 위해 임시회의를 열고 ‘빅컷’(0.50%p 인하)을 전격 단행해 기준금리를 연 0.75%까지 낮췄다. 이후 5월 정례회의에서 연 0.50%로 0.25%p 더 인하했다.

◇전문가 100% 기준금리 ‘만장일치 동결’ 예상

최근 <뉴스1>이 한은 금통위 7월 정례회의를 앞두고 국내 자본시장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전원이 기준금리 ‘만장일치 동결’을 예상했다. 또 지난 14일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시장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99.0%가 동결을 전망했다.

한은 금통위가 이날 정례회의에서 고려할 주요 요소로는 Δ미국 내 코로나 재확산으로 인한 경기 회복 지연 Δ미·중 무역분쟁 심화 우려 Δ국내 부동산 가격 상승 Δ마이너스 정책금리 도입에 대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회의적인 입장 고수 Δ한은 기준금리의 실효하한 근접 Δ5월 기준금리 인하 효과 확인 여부 등이 꼽힌다.

이 중에서도 국내 부동산 가격 상승이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정부와의 폴리시믹스(정책공조) 차원에서라도 한은이 기준금리를 더 낮추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0일 22번째 부동산 대책 발표 당시 한은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하가 부동산 가격 급등에 영향을 미쳤고, 더 내리면 안된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발언하기도 했다. 홍 부총리는 “여러 가지 경제 상황이나 금리를 정하는 여러 가지 요인이 결부돼 있어서 한은이 적절하게 판단한 것이지만, 아마 금리는 부동산시장과 연계해서 생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 금통위는 8월 수정경제전망 발표 전까지 한 템포 쉬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내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하반기 경기 회복 속도 지연 가능성, 중국발(發) 경기 회복 기대감, 최근 국내부동산 가격 상승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현 수준의 완화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내 추가 인하 시그널을 (시장에) 전달할 경우 정부의 강력한 규제 스탠스(부동산 대책)와 상충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 기준금리의 실효하한이 0.50%는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 대선 이후 미·중 무역분쟁 격화 가능성과 코로나19 2차 확산 가능성 등 정책당국이 통제할 수 없는 변수들이 존재하는 만큼 한은은 추가 금리인하 카드를 아껴둘 것”이라며 “지난 5월 금리 인하 이후 3차 추경안 통과 등 정책효과를 확인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도 금리 동결 요인”이라고 했다.

◇“시장의 관심은 추가 국채매입 발표 여부에 집중”

기준금리 동결이 유력시되는 만큼 이날 관심은 한은 금통위가 국채 단순매입 규모 확대를 발표할지에 쏠려 있다.

금융시장에선 정부의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따른 적자국채 발행 대폭 확대로 국채 시장이 휴유증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가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3차 추경 규모는 35조1000억원이며 올해 적자국채발행 규모는 97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30조원의 무려 3배 수준이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의 국고채 단순매입 관련 의지를 시장에 다시한번 전달할 가능성이 있다”며 “3분기에 추경 재원의 75%가 집중된 만큼 한은의 역할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를 충족시켜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지난 9일 발표된 5월 재정동향에서 5월까지 누적 재정집행 규모가 전년동기대비 24조5000억원 증가한 반면 누적 국세 수입규모는 전년대비 21조1000억원 감소했다”며 “정부 지출 재원 마련을 위한 한국은행의 역할론이 부각될 전망이다. 7월 금통위 전후로 추가 국채 매입에 대한 힌트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국고채 단순매입 기대감은 유효하다”며 “올해 하반기 중에는 내년도 예산안 발표가 남아 있고, 올해 하반기를 비롯해 내년에도 채권시장은 공급 부담이 계속해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안 연구원은 “내년도 적자국채 발행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이로 인한 시장 변동성 확대 시 한은이 국채 단순매입을 시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한편 이날 정례회의에는 ‘공직자 주식 보유한도 초과’(3000만원)로 5월 28일 금통위에서 의결권이 없었던 조윤제 금통위원이 처음으로 의결권을 가지고 참여한다. 전날 한은 금통위는 조 위원이 보유한 주식을 전량 매각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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