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올 성장률 -0.2% 전망 변화없어…금리인하 신중”

  • 뉴시스
  • 입력 2020년 6월 25일 15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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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진정 지연되지만 기본 시나리오 유지"
"현재 0.5% 기준금리 실물경제 제약하지 않는 수준"
"주택가격 다시 오름세 우려…거시건전성 정책 대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 진정이 지연되고 있지만,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바꿀 만큼 상황이 악화된 것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전개 상황과 금융안정 상황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신중하게 판단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설명회에서 현재 경기 상황에 대해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못하고 있지만, 경제활동은 점차적으로 재개하는 일종의 ‘디커플링’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전체적으로 봤을 때 기본 시나리오를 크게 벗어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달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0.2%로 2.3%포인트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2분기 정점에 이른 뒤 진정된다는 전제 하에 내놓은 수치다.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되는 비관적 시나리오 하에서는 성장률이 -1.8%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전날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2%에서 -2.1%로 1.9%포인트 하향 조정한 것과 관련해서도 “IMF가 세계경제 전망 숫차를 -4.9%로 낮추면서 한국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클 것으로 봤다”며 “충격의 정도를 약간 과다하게 (반영)하지 않았나 한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해 펼친 완화적 통화정책은 의도한 대로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현재 0.5%의 기준금리도 소비와 투자 등 실물경제를 제약하지 않는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그동안 유동성 확대 공급에 따른 금융시장 불균형 위험에 대해서는 경계감을 드러냈다.

그는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 상황에서 진정 기미를 보인 주택가격이 다시 오름세를 보이는 움직임이어서 우려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그렇지만 최근의 경기, 물가 상황을 고려할 때 완화적 통화정책 운용이 불가피한 만큼 자산가격을 포함한 시장 불균형 위험은 거시건전성 정책이 일관성있게 대처해 나가는게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추가 통화정책 완화여부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전개상황, 국내외 금융경제 영향, 금융안정 상황 변화 등을 점검하면서 판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경제가 코로나 위기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될 때까지 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며 “금융 불균형 누적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도 늦추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당분간 0% 내외의 낮은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경기침체 속 물가하락이 지속되는 ‘디플레이션’ 가능성은 일축했다. 이 총재는 “내년 이후 국제유가 하락 영향이 사라지면 경기가 점차 개선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보다 높아질 것”이라며 “상품이나 서비스 전반에서 물가가 지속 하락하는 그런 의미의 디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목표 수준으로 수렴하는 속도는 상당히 더딜 것”이라며 “코로나 진정 이후에도 저물가 기조는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은의 물가안정목표 수준은 2.0%다.

물가안정목표제와 관련해서도 “인플레이션 억제에 초점을 맞춘 제도라서 저물가·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된다면 반드시 재고가 필요하다”며 “수년간 논의했지만 뚜렷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현행 물가안정목표제의 미흡한 점을 보완해 나가는데 주력하고, 국제적 논의에 동참해 물가안정목표제를 대체할 수 있는 통화정책 체제를 모색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코로나19 진정 이후 통화정책 정상화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코로나19가 진정된 이후 확대된 유동성이 억압된 소비와 결합되면 서 물가상승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통화당국이 적기에 유동성을 환수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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