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틸 수 있을까”…강남 부동산 추격매수 없는 이유

  • 뉴시스
  • 입력 2020년 6월 9일 0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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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남권 아파트값 하락폭 ↓
절세용 급매물 소진된 영향 때문
전문가 "코로나19·규제강화 우려"

절세용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서울 강남권 아파트 매매가격의 하락폭은 줄어들고 있지만 더 이상의 매수세가 붙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미래 경제상황에 대한 불안함과 여대야소 정국에서 부동산 규제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의구심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9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3월 다섯째 주 하락전환한 이후 9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오다 지난주 보합으로 돌아섰다.

하락세를 이끌어오던 서울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하락폭이 줄어들고, 9억원 이하 중저가 단지들에서 상승세를 보인 게 주효했다.

지난주 서초구(-0.09→-0.04%), 강남구(-0.08→-0.03%), 송파구(-0.04→-0.03%), 강동구(-0.05→-0.04%) 등 강남4구 전역에서 낙폭이 둔화됐다.

보유세 기준일인 6월1일이 지나감에 따라 급매물이 소진된 영향이다.

하지만 강남권 부동산 시장은 급매물 소진 후 호가가 오르면서 더이상의 추격매수는 붙지 않고 있다. 불안함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우선 코로나19의 영향이 아직까지 본격화 되지 않은 탓에 수요자들의 심리가 위축됐다고 지적했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위기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더 큰 충격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서울 강남권 집값은 조정없이 크게 올랐다. 때문에 소비자들은 앞으로 집값이 더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심 교수는 “시중에 유동성이 많은 것은 알지만 소비자들은 경제가 나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계속해서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들이 있다”며 “다들 눈치를 보면서 추격매수가 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더욱이 정부의 규제 강화 기조가 계속될 것이라는 게 부동산 시장의 정론으로 자리잡으면서 정부의 타킷이 되어온 고가주택에 대한 수요가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최근까지 투기적 대출 규제 강화, 보유세 인상, 수도권 5곳 조정대상지역 추가 등의 고강도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국책연구기관인 국토연구원은 전날 ‘영국의 부동산 조세정책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다주택자에게 고율의 취득세를 부과하는 영국을 소개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고가 주택에 대한 취득세를 인상하기 위한 정부의 사전포석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최근 강남권에서 거래되는 매물들은 시세보다 낮은 급매물이었다”며 “정부의 규제가 더욱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호가가 오른 상황에서 매수하려는 사람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 연구원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치가 없는 상황이다”라며 “관망세가 깊어진다고 하면 가격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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