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경제, 안팎에서 ‘둔화’ 경고음…시장도 ‘출렁’

  • 뉴시스
  • 입력 2018년 10월 10일 17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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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가 둔화되고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증시를 비롯한 자본시장도 즉각 반응하며 출렁이는 모습이다.

최근 국내 민간연구기관들은 내년도 2%대 중반의 저성장 흐름을 보일 것이란 비관론을 잇따라 제시했다. 이어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한 국제기구들도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하고 나섰다.

IMF는 지난 9일 세계경제전망을 발표,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2.8%, 내년 2.6%로 예측했다. 지난 10월 전망 당시보다 올해는 0.2%포인트, 내년은 0.3%포인트씩 각각 내린 것이다. 배경에는 글로벌 무역전쟁으로 인한 긴장감 고조와 신흥국 자본유출 리스크가 본격화될 것이란 예상이 자리한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전망치를 대폭 내렸다. OECD는 지난달 ‘중간 경제전망(OECD Interim Economic Outlook)’에서 올해 2.7%, 내년 2.8%를 제시했다. 지난 5월 경제전망(OECD Economic Outlook)을 발표할 때만해도 한국 경제는 수출 호조와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올해 3.0%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불과 넉 달 만에 전망치를 올해 0.3%포인트, 내년 0.2%포인트씩 끌어내린 셈이다.

하향 전망 대열에는 아시아개발은행(ADB, Asian Development Bank)도 동참했다. ADB는 지난달 ‘아시아 역내 경제전망 수정(Asian Development Outlook Update)’을 통해 올해 우리 성장률을 기존 전망치 3.0%에서 2.9%로 하향조정했다. ADB는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수출 감소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역시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결코 녹록치 않다고 진단하는 모양새다.

바깥 뿐만 아니라 안에서도 마찬가지다. 현대경제연구원과 LG경제연구원은 특히 내년이 되면 2%대 중반 수준의 저성장이 나타날 거라고 봤다. 두 연구기관은 내년도 경제 성장률을 각각 2.6%, 2.5%로 내려 잡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현재 국내 경기는 지난해 2분기를 고점으로 시작된 전형적인 경기 수축 국면상에 위치했다”고 부연했다.

여기에 최근 투자감소와 고용 부진으로 내수 흐름이 정체되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도 나왔다. 사실상 경기가 하강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KDI경제동향’에 따르면, 투자부문에선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모두 뒷걸음질 치고, 고용부문에선 8월 전년 동월 대비 취업자 수 증가폭이 3000명까지 떨어지는 등 취업 한파가 계속되고 있다.

그나마 우리 경제를 떠받쳐 왔던 수출도 마찬가지다. 특히 올해들어 8월까지 전체 수출액의 20.8%를 차지할 정도로 우리 수출을 사실상 견인한 반도체 시장에 하방리스크가 드리운 상황이다. 내년도에는 세계 반도체 시장이 둔화될 조짐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15.7%의 성장세를 보였던 세계 반도체시장이 내년에는 5.2%까지 쪼그라들 것으로 전망한다. 바짝 추격하는 중국도 걱정이다. 중국은 지난 3월 3000억위안 규모 펀드를 추가 조성 계획을 발표하는 등 정부주도의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어 경쟁 격화가 예고된다.

경기 둔화를 우려하는 전망이 여기저기서 나오자 주식시장도 크게 흔들렸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2253.83) 대비 25.22포인트(1.12%) 하락한 2228.61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연중 최저치다. 외국인이 홀로 2300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1200억원어치, 1000억원어치 매도 우위를 보였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767.15) 대비 19.65포인트(2.56%) 떨어진 747.50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이날 포함 최근 7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며 종가 기준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470억원어치, 20억원어치 매도 우위를 보였다. 기관은 홀로 46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 경제의 성장률을 낮추면서 경제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며 “미중 간 무역분쟁이 계속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외국인의 이탈이 가속화 되고 있는 점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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