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CEO 평균 60.2세 “세대교체 인사태풍 예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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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그룹 사장단, 119명 전수 분석

“나이 많은 노인은 안 맞죠.” 2010년 10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연말 인사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폭탄 발언’을 했다.

“21세기는 세상이 빨리 바뀌기 때문에 판단도 빨리 해야 하고 그래서 젊은 사람이 조직에 더 어울린다”는 말에 삼성그룹은 물론이고 재계가 술렁였다. 두 달 뒤 이재용 당시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삼성의 3세 경영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었고 최지성 부회장을 필두로 역대 최대 임원 승진이란 기록과 함께 ‘새 사람’들이 등장했다.

만 7년이 지난 현재, 올해 연말을 장식할 재계 인사의 핵심 키워드 역시 ‘세대교체’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65)이 13일 “후배 경영진이 나서 쇄신해 새 출발을 할 때”라고 공개적으로 세대교체 필요성을 언급한 이후 조성된 분위기다. 통상 12월 초에 사장단 및 임원 인사를 발표하던 삼성이 올해는 가장 이른 10월 말∼11월 초에 정기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다른 그룹들도 삼성의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대교체는 곧 큰 폭의 인사를 의미하기 때문에 회사별로 사장단 및 임원들이 초긴장하는 모습이다.

29일 동아일보가 삼성·현대차·SK·LG·롯데 등 5대 그룹의 오너 일가를 제외한 최고경영자(CEO) 119명을 전수조사한 결과 삼성 사장단의 평균 나이는 60.2세였다. 현대차(61.0세)를 제외하곤 삼성이 가장 높았다. LG(59.7세) 롯데(59.3세) SK(56.4세) 순이었다.

2014년 연말까지만 해도 사장단 평균 나이가 57.2세로 재계에서도 상대적으로 젊은 축에 속했던 삼성그룹의 ‘연차’가 이처럼 올라간 것은 지난 몇 년간의 인사 적체 때문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014년 5월 쓰러진 뒤로 사실상의 세대교체가 미뤄져 왔고 지난해에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린 탓에 아예 정기 인사를 내지 못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인사 작업이 얼추 끝난 분위기”라며 “31일 이사회를 기점으로 단행될 이번 인사에서는 큰 폭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 계열사 중에선 권 부회장이 65세로 최고령이다. 최연소인 김영기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이 55세로 딱 10년 연하다. 삼성그룹 CEO들의 현직 재직 기간은 평균 3.03년으로 현대차(3.68년)나 LG(3.09년)에 비해서는 짧은 편이었다. 하지만 2013년 이후 꾸준히 이어져온 매각 및 합병 등으로 소속사만 옮긴 사장들이 많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현직에서 가장 근무연한이 긴 사람은 2011년 12월부터 근무한 장원기 삼성전자 중국본사 사장과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이다.

올해 들어 중국과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실적이 악화된 현대차그룹도 그룹 전반의 쇄신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SK그룹은 지난해에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해 놓은 상태라 올해는 인사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SK그룹 관계자는 “주요 사장단 나이가 대부분 50대인 데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케이스가 많아 올해는 대대적인 인적 쇄신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LG그룹에선 호실적을 거둔 LG전자 권봉석 HE사업본부장의 승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달 초 지주회사 체제로 공식 전환한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과 함께 지주사 공동대표를 맡은 황각규 롯데그룹 경영혁신실장(사장)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 예상된다.

산업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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