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사 5명중 1명 月 200만원도 못벌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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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변리사 등 8대 전문직, 100명중 14명 月소득 200만원 이하
종사자수 늘어나 양극화 양상

변호사 등 이른바 ‘사(士)자 돌림’으로 일컬어지는 전문직 종사자 7명 중 1명은 지난해 월평균 매출이 200만 원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이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전문직 사업장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대 전문직에 종사하는 개인사업자 수는 3만5108명으로 이 가운데 5032명(14.3%)이 월평균 매출액을 200만 원 미만으로 신고했다. 국세청이 소득 신고 명세를 제출한 전문직은 변호사, 세무사, 회계사, 관세사, 건축사, 변리사, 법무사, 감정평가사 등이다.

국내 전문직 가운데에는 건축사 수가 가장 많고 월매출 200만 원 미만 비율도 높았다. 국내에서 개인사업을 하는 건축사는 지난해 총 1만1846명으로 이 중 2331명이 월매출 200만 원 미만으로 신고했다. 개업 건축사 5명 가운데 1명인 19.7%가 ‘월 200만 원’ 미만을 벌어들였다는 의미다.

그 다음으로는 변호사의 저(低)매출 비율이 높았다. 개인사업자로 등록한 변호사 4819명 중 889명(18.4%)이 월 200만 원 이하 매출을 신고했다. 이어 감정평가사(13.8%), 법무사(11.7%), 변리사(11.3%) 등의 직종이 월매출 200만 원 이하 신고 비율이 높았다.

다만 전문직 전체의 평균 벌이는 여전히 높은 편이다. 8대 전문직 가운데 평균 연매출이 가장 높았던 것은 변리사로 1인당 평균 6억 원에 달했다. 이어 변호사(4억1200만 원), 회계사(3억2500만 원), 관세사(2억8600만 원), 세무사(2억6200만 원) 등이 연평균 2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전문직 개인사업 직종으로 꼽혔다.

이 같은 현상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국내 전문직 종사자 수가 늘어난 점이 꼽힌다. 박 의원은 “지난해 8개 전문직종 개인사업자 수가 2012년보다 20% 늘었다”며 “전문직 안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근 고소득 전문자격사 중 상당수가 개인사업을 벌이기보다 대기업이나 법무법인(로펌), 세무법인 등에서 일하는 경향이 큰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일부 전문직 종사자의 세금 탈루 역시 통계상 ‘저소득 전문직’이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다. 소득 신고를 축소하다 보니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는 의미다. 국세청은 지난해 전문직 종사자 227명을 조사해 당초 신고한 소득 외에 1710억 원의 탈루 소득을 적발한 바 있다.

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건축사#변호사#변리사#종사자수#양극화#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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