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회계상담까지… ‘O2O 도우미’ 잘나가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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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중개서 개인형 서비스로 진화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업을 연결하는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가 진화하고 있다. 초기에 시작했던 배달과 숙박 같은 단순 중개 서비스를 넘어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직과 상담도 할 수 있는 개인형 서비스가 개발되면서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O2O 서비스가 그 영역을 확대하면서 국내 유통 및 전문직 시장의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올해 초 국내 대표적인 O2O 업체들은 잇달아 개선된 실적을 발표하면서 수익성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음식배달 전문 서비스인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부동산 중개 애플리케이션(앱)을 운영하는 직방은 최근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25억 원 흑자로 전환했고, 직방은 지난해 10억4387만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 회사들은 2015년에는 각각 249억 원과 125억 원 적자였다.

대표적인 숙박 O2O 업체인 야놀자는 지난해 60억 원 적자였으나, 손실 규모는 줄었다. 여기에 올해 들어서는 매달 이익을 내고 있어 연간 기준으로 첫 흑자전환에 대한 기대가 높다. 대규모 투자 등을 유치한 데 이어 고객 수와 다운로드 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면서 성장 기반을 다진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0년대 중반부터 이어진 O2O 업체의 도전과 수익성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면서, O2O 업체가 진출하는 영역도 점차 넓어지고 있다. 그동안 주로 음식 배달 등 유통채널에 머물던 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계사업이 전문직으로 확대되는 경향을 보인다.

가장 주목받는 시장은 법률상담 분야 O2O 서비스다. 대표적인 서비스는 ‘헬프미’와 ‘로씨닷컴’ ‘로톡’ ‘변호인’ 등이다. 앱을 통해 상담을 원하는 변호사를 검색한 뒤 상담예약 시간을 잡고 채팅이나 화상전화 등을 통해 상담을 하는 형태다. 상담비용 가격 경쟁이 불붙으면서, 기본료만 지불한 뒤 초 단위로 비용을 결제하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법률상담 O2O 서비스 스타트업의 경우 변호사와 이용자 모두 수요가 충분해 성장세가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법률상담 O2O 스타트업인 ‘CLC’ 초기 창업 멤버인 전세준 변호사는 “변호사는 자투리 시간에 수익을 낼 수 있고, 법률문제가 터져도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가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이 같은 서비스를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그동안 가벼운 법률상담의 경우 검색 포털의 지식검색 서비스를 통하던 이용자 수요가 법률상담 O2O로 이동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스타트업인 하우투비즈는 회계사 상담분야 O2O 서비스인 ‘인앤아웃’을 최근 출시했다. 회계장부를 스스로 쉽게 작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세무전문가에게 서류 검토를 요청할 수 있다. 모바일 회계 앱과 O2O 사업을 결합한 형태인 것이다. 전문직의 경험과 지식을 온라인으로 확인할 수 있다.

병원 소개 역시 O2O 서비스 업체가 활발하게 진출을 시도하는 분야다. 모바일 의료정보 서비스로 국내 헬스케어 업체들과도 협력을 강화하는 ‘굿닥’이 대표적이다. 지역·진료과목·상황별 분류를 통해 전국 약 6만 개 병원과 2만1000여 개 약국의 위치 및 진료정보, 평점 및 후기를 검색할 수 있다. 또 반려동물의 사진을 올려 증상을 상담할 수 있는 ‘펫닥’도 성장세가 빠른 업체로 꼽힌다.

O2O 사업이 급격한 성장세를 맞이했지만 국내 스타트업의 진출을 가로막는 규제 이슈는 여전하다. 기업들은 최근 이슈가 된 숙박, 차량 등 공유경제 관련 규제 개선에 나서면서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변호사 등 전문직 분야에 대해서는 아직 규제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법률 분야 O2O의 경우 중개 수수료를 불법으로 규정한 변호사법 때문에 주로 광고플랫폼 형태로 수익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때까지는 수익을 내기가 어려워 가격 및 투자 유치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 의료분야 O2O 역시 의료법에 따라 상담이 원천적으로 금지돼 있다. 한 법률상담 분야 O2O 창업자는 “온라인을 통해 다양한 이용자가 상담을 받길 원하고, 전문직 또한 수익 창출에 도움이 되지만 규제 이슈에 막혀 성장이 어려운 점은 안타까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임현석 lhs@donga.com·김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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