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차세대 금융시스템 시장 잡아라” SI업체 CNS-C&C 뜨거운 수주대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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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출범에 핀테크 본격화… 기존 금융권도 줄줄이 시스템 교체
국민은행-농협카드 등 잇달아 채비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으로 핀테크(기술금융) 도입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시스템통합(SI)업계가 ‘대목’을 만났다. 올해 약 1조 원의 시장을 두고 업계의 양대 축인 LG CNS와 SK㈜ C&C가 치열한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

4일 SI업계에 따르면 올해 발주됐거나 발주 예정인 금융권 차세대 시스템도입 사업 규모는 약 1조 원에 이른다. 1월 SK㈜ C&C가 수주한 2100억 원 규모의 KDB산업은행 차세대 시스템 프로젝트를 비롯해 2500억 원 규모로 올해 최대 사업으로 꼽히는 KB국민은행 차세대 시스템 사업이 발주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KB국민카드와 NH농협카드 등도 차세대 시스템 도입과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등의 발주를 준비하고 있다.

금융권이 올해 잇달아 차세대 시스템을 발주하는 것은 현재 시스템이 노후한 데다 핀테크를 도입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3일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서비스를 시작했고 상반기(1∼6월)에 카카오뱅크도 영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여 기존 금융업체들은 빅데이터, 챗봇, 인공지능(AI) 등 핀테크로 무장한 이들에 대항할 채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하반기(7∼12월)에는 금융투자협회가 블록체인(거래 정보를 암호화한 ‘블록’을 네트워크 참여자 모두에게 분산 저장시키는 디지털 장부)을 활용해 공인인증서를 대체하는 공동 인증 수단도 선보일 예정이다. 생체인증 등 새로운 보안 솔루션을 도입하는 데도 새 시스템이 필요하다.

금융권 차세대 시스템도입 사업은 사실상 LG CNS와 SK㈜ C&C의 양자 대결로 진행되고 있다. SI업계의 또 다른 축인 삼성SDS는 최근 시스템통합보다는 솔루션 사업에 집중하면서 이들 사업에는 참여하지 않을 방침이다.

올해 들어 산은의 사업은 SK㈜ C&C가, KB캐피탈과 우리은행의 사업은 LG CNS가 따냈다. 두 회사는 조만간 KB국민은행 차세대 시스템 사업 수주전에서 맞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SI업계 관계자는 “KB국민은행이 2014년 9월 전산기 교체 문제로 회장과 행장이 갈등을 겪다가 동반 사퇴를 한 바 있다. 이에 사업 발주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어 발주가 다소 연기될 가능성은 있다”고 전했다.

핀테크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지자 관련 스타트업들도 잰걸음을 하고 있다. 차세대 금융 인프라 서비스 사업을 하는 ‘데일리인텔리전스’는 2월 말 핀테크 AI 브랜드 ‘다빈치’를 선보였다. 순수 연구를 시작으로 개발된 일반 AI와 달리 금융 일선에서 나온 요구사항에 맞춰 개발해 실용적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간편송금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달 초 페이팔 등으로부터 55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4일에는 크라우드 보험 플랫폼 ‘인바이유’와 업무협약을 맺고 보험 공동구매 플랫폼 확대에 나섰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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