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서 경기장 좌석까지… AR로 길안내 척척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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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는 평창올림픽 ICT 서비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관계자가 16일 강원 강릉 아이스아레나 실내에서 ‘증강현실(AR) 길 찾기’ 기능을 시연하고 있다. 
스마트폰 화면에 비친 실제 모습 위로 AR를 통해 특정 좌석으로 가는 길이 화살표로 안내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제공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관계자가 16일 강원 강릉 아이스아레나 실내에서 ‘증강현실(AR) 길 찾기’ 기능을 시연하고 있다. 스마트폰 화면에 비친 실제 모습 위로 AR를 통해 특정 좌석으로 가는 길이 화살표로 안내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제공
4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 대회가 열리고 있는 강릉 아이스 아레나. 복도에 있는 부스에 들러 가상현실(VR) 기어를 쓰자 막 경기를 마친 선수들이 ‘키스앤드크라이 존’(선수들과 코치진이 경기 결과를 기다리는 곳)에 들어서는 모습이 보였다. 김연아 선수가 점수를 받을 때마다 봐 온 곳이지만 장면은 늘 선수를 정면으로 보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VR 기어를 쓰고 주위를 360도로 둘러보자 선수 앞에 서 있는 방송 카메라와 경기장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마치 선수 옆에 직접 서 있는 기분이다. 경기장과 경기에 들어가기 전 선수 대기실도 같은 방식으로 볼 수 있었고, 순서가 지난 선수의 화면도 다시 볼 수 있었다. 내년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선보일 5세대(5G) 통신 기반의 ‘VR 360도’ 서비스다.

미래창조과학부는 16일 ‘정보통신기술(ICT) 올림픽’을 표방하는 평창 올림픽의 준비 상황을 공개했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약 1년 뒤 올림픽 현장에서 중계, 보안, 안내 등 각 영역에서 최신 정보기술(IT)을 세계에 선보이기 위해 기술 실증과 고도화를 진행 중이다.

이날 선보인 기술 중 일반인에게 가장 유용할 것으로 보이는 것은 사물인터넷(IoT)을 이용한 ‘증강현실(AR) 길 찾기’다. 인천국제공항에서 경기장 좌석까지 가는 방법을 안내해 주는 기술이다. 특히 공항과 경기장 등 실내에 들어서면 오차가 2∼3cm밖에 되지 않는 정밀측위 기술로 좌석까지 가는 길을 실제 화면 위에 덧씌워서 보여 준다. 올해 안으로 교통 환승 시설에서도 AR로 길 찾기가 가능토록 할 예정이다.

보안 분야에도 IT 기술이 적용된다. 기자가 찾은 경기장 보안실에는 폐쇄회로(CC)TV 9대가 찍는 화면이 모니터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중 한 화면의 가운데에는 출입금지구역이 빨간색으로 표시돼 있었다. 그 안에 한 사람이 들어가자 곧바로 보안요원들이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에 경고 알림이 떴다. 영상으로 침입자를 감지해 낸 것이다. 또 출입구 혼잡도와 실내에 있는 사람의 수가 자동으로 파악돼 혼잡도에 맞춰 진행요원을 배치할 수 있다.

미래부와 올림픽조직위는 5G, IoT, 초고화질(UHD), 인공지능(AI), VR 등을 핵심 키워드로 삼고 이 기술들을 올림픽 전 분야에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방송 중계는 초고화질(UHD)로 하고 IoT로는 선수 건강관리를 하는 식이다. 곳곳에 설치된 키오스크(무인 정보 시스템)에서 사진을 찍어 이를 강원도 명소와 합성한 뒤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내려받을 수 있다. 또 사진을 찍은 사람이 대형 ‘미디어월(Media Wall)’을 지나가면 자신의 사진이 자동으로 화면에 뜨는 것도 볼 수 있다.

평창 올림픽은 언어 장벽이 없는 올림픽을 지향하고 있다. 한글과컴퓨터의 AI 자동통번역 서비스인 ‘지니톡’이 설치된 로봇들이 언어에서 오는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곳곳에서 대기할 계획이다.

평창 올림픽에 이어 2020년에는 도쿄 여름올림픽이, 2022년에는 베이징 겨울올림픽이 열린다.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은 “2년마다 치러지는 동북아 3국의 올림픽은 경기 외에도 ICT 기술의 경연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과 중국의 올림픽 관계자들이 평창조직위의 ICT 준비 상황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평창·강릉=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평창올림픽#ict#스마트폰#ar#vr 360도 서비스#자동통역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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