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영업익 6년만에 5조원대 하락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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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간 파업 따른 생산차질-신흥국 경기침체 악재 겹쳐
작년 5조1900억… 전년比 18% ‘뚝’ 4분기 영업익 33% 급락이 주원인
올해 역대 최대 508만대 판매 목표… 신형 소나타 등으로 실적 반전 노려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에서 201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판매 대수도 전년보다 줄었다. 장기간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과 신흥국의 경기 침체 등 악재가 겹친 결과다.

 현대차는 25일 2016년 4분기(10∼12월) 및 연간 경영 실적을 발표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국내와 해외에서 차량 총 485만7933대를 팔았다. 2015년 판매 대수인 496만3023대보다 2.1% 감소한 수치다. 다만 판매량 중 소형차 비중은 줄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비중이 커지며 전체 매출액은 93조6490억 원으로 2015년보다 1.8%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크게 나빠졌다. 4분기 영업이익은 1조212억 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32.6% 하락했다. 지난해 10월만 해도 현대차의 4분기 영업이익은 1조6000억 원대로 예상됐지만, 실적 발표를 앞두고 증권업계에서는 1조4000억 원대로 전망치를 낮췄다. 이날 실제 발표한 결과는 낮아진 전망치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4분기 실적 부진은 연말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지난해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5조1935억 원으로 2015년 6조3579억 원에 비해 18.3% 감소했다. 현재와 같은 국제회계기준(IFRS)이 적용된 2010년 이후 가장 적은 영업이익이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도 5.5%로 역대 최저치다.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2011년 10.3% 2012년 10.0% 2013년 9.5% 2014년 8.5% 2015년 6.9%로 매년 하락하고 있다. 실적 부진에 대해 현대차는 “판매가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로 원가 부담이 커졌고 지난해 연말 원-달러 기말 환율이 급격히 올라 판매보증충당금 규모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7∼10월 발생한 파업으로 약 14만 대의 생산 차질을 빚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이로 인해 지난해 국내에서 만든 현대차의 차량 대수는 167만9906대로 2015년보다 9.6% 줄었다. 생산 차질은 내수 판매 감소(―7.8%)와 국내 생산 차량의 수출 감소(―12.5%)로 이어졌다. 파업이 발생하면 생산성 하락으로 차량 1대당 생산원가가 증가해 결과적으로 영업이익률을 떨어뜨리게 된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파업은 직접적인 생산 차질뿐만 아니라 차량 출고가 지연되며 나타나는 고객 이탈과 브랜드 이미지 훼손 등 추가적인 손실을 야기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중동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국 시장 경기가 침체됐던 것도 현대차에 악재였다. 현대차는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에 비해 신흥국 판매 비중이 큰 편이다. 러시아와 브라질에는 현지 공장도 두고 있다. 지난해 신흥국 시장에서 현대차를 포함한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중동 13.6%, 러시아 10.6%, 브라질 20.5%씩 각각 감소했다.

 작년 실적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현대차는 올해 역대 최대인 508만 대의 판매 목표를 잡았다. 상반기 잇달아 신차를 내놓으며 실적 회복을 꾀한다는 것이 현대차의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내놓은 그랜저IG에 이어 현대차는 3월 안에 신형 쏘나타를 출시한다. 스포츠세단 G70과 소형 SUV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소형 SUV는 현대차에 기존에는 없던 차종이다. SUV가 중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아지는 상황에 편승한다는 것이 현대차의 전략이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현대차#영업이익#소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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