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만족도 75점… 경기 침체 속에서도 고객감동경영 빛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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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국가고객만족도 조사]

19년 연속 국가고객만족도 1위를 차지한 이동전화서비스 부문의 SK텔레콤(왼쪽 사진)과 우유발효유 부문의 한국야쿠르트.
19년 연속 국가고객만족도 1위를 차지한 이동전화서비스 부문의 SK텔레콤(왼쪽 사진)과 우유발효유 부문의 한국야쿠르트.
 역대 최고치 74.7점.

 한국생산성본부는 2016년 국내 73개 업종, 314개 기업(대학)과 공공기관에 대한 국가고객만족도(NCSI)를 조사한 결과 평균 74.7점으로 2015년의 74.1점에 비해 0.6점(0.8%) 올랐다고 밝혔다. 1998년 NCSI 조사가 시작된 이래 역대 최고치다.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국내 기업들이 고객중심 경영에 심혈을 기울여 고객만족도를 끌어올린 것이다.

 전체 조사 대상 기업 중 호텔 서비스업 부문의 호텔신라가 85점으로 전년에 이어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호텔 중 6곳은 고객만족도 1위부터 6위까지를 차지하면서 전년과 마찬가지로 호텔 서비스의 우수성을 재확인시켜 주고 있다.

최고-최저점 격차 14점…전년보다 3점 줄어


 
업종별 고객만족도 순위에서 호텔이 82점을 기록해서 1위를 차지했다. 면세점은 80점을 기록해 2위. 업종별 NCSI 점수는 최고 82점에서 최저 68점의 분포를 보였으며 최고점과 최저점의 격차가 14점으로 전년보다 3점 줄었다.

 2011년에는 아파트(77점)가 업종별 고객만족도 부문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으나 호텔이 2012년에 79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이후 전년 대비 2점 하락했음에도 5년 연속으로 가장 높은 자리를 지켰다. 이어서 면세점이 80점, 병원이 78점 순. 사립대는 68점을 기록해 전년과 마찬가지로 가장 만족도가 낮은 업종으로 기록됐다.

 IPTV서비스업 업종의 고객만족도는 전년 대비 3점(4.2%) 상승한 75점으로 나타났다. IPTV 서비스는 차별화된 콘텐츠 제공과 UHD 방송의 상용화에 발맞춘 화질 강화, 지속적인 사용자환경(UI) 개선을 통한 사용자 경험 개선 등으로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IPTV 가입자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며, 2016년 1분기 NCSI 조사 결과 통신업종 중 가장 큰 점수 상승 폭을 나타냈다.

 이 중 SK브로드밴드는 전년 대비 3점(4.1%) 상승한 76점으로 6년 연속 1위를 달성했다. 전년 대비 고객기대수준은 2점(2.4%), 고객인지품질은 3점(4.1%), 고객인지가치는 1점(1.4%)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렇게 모든 고객만족도 선행 요인에서 긍정적 변화가 나타난 이유는 고객에게 최적화된 미디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 효과를 발휘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작년에 SK브로드밴드는 개인 맞춤형에 기반을 두고 Btv의 사용 환경을 전면 개편하는 UI 업그레이드를 시행하면서 고객의 시청 편의성을 향상시켰고, UI 개선에 대해 적극적인 광고 활동도 펼쳤다. 또한 품질 측면에서도 SK브로드밴드는 구형의 오래된 셋톱박스를 신규 셋톱박스로 교체하면서 IPTV 품질 불만 해결을 위한 투자를 강화했다.

 패스트푸드는 올해 기업 간 고객만족도 점수 차가 거의 없어져 한층 경쟁이 치열해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기업 간의 제품과 서비스 차별화가 어렵고, 품질 수준 차이가 크지 않음을 뜻한다.

 롯데리아는 전년과 동일한 수준의 75점의 고객만족도를 기록하며 1위를 계속 지켜 나가는 데 성공했다. 롯데리아는 1979년 1호점 오픈 이후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메뉴를 개발해왔다. 다양한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객에게 제공하여 기분 좋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온 성과다.

 이탈리아 자연산 치즈를 활용한 ‘모짜렐라 인 더 버거’가 큰 인기를 끌었고, 작년 초엔 모차렐라 제품 라인업을 다색화하기도 했다. 짬뽕라면 트렌드를 반영한 ‘마짬버거’, ‘유러피안 스모크 치즈버거’를 통해 치즈 라인업을 강화했고, ‘AZ(아재)버거’를 새롭게 출시하는 등 한층 고급화된 식재료를 사용해 풍부한 맛을 내기 위해 끊임없는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RV 제조업 평가에서 현대자동차는 전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한 75점으로 1위로 평가됐다. 현대자동차는 2006년 이후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올해로 11년 연속이다.

 기아자동차는 전년 대비 1점(1.4%) 상승한 75점으로 평가되었으며, 2010년 1위를 한 이후 6년 만에 RV 부문 공동 1위에 복귀하였다. 경쟁사 대비 가장 많은 라인업으로 고객 범위가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넓었음에도, 품질을 혁신적으로 개선한 카니발 출시, 디자인 기아를 보여주는 스포티지, 쏘울 등을 통하여 만족도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14년부터 국내 RV 시장 판매량에서 현대자동차를 앞서기 시작했고 작년에 격차를 약 5만 대로 벌려 상대적 우위를 보이고 있음을 고려하면 기아차의 저력은 시작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2017년 기업들 ‘가치 소비’에 주목해야


 
경기 침체가 지속됨에 따라 2017년에도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는 여전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기업들은 하나의 소비에도 본인이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하려는 이른바 ‘가치 소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전략적으로 신규 수요보다는 재구매와 교체 수요에 집중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불경기 및 틈새시장을 공략한 새로운 수요 창출이 가능한 제품 및 서비스 개발 노력이 필요하다.

 모바일 구매의 확산과 옴니채널 같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유통채널의 변화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보기술(IT) 기반의 융·복합 산업 생태계로의 진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전자기기에 통신 기술을 접목한 사물인터넷(IoT)이 생활 곳곳에 다가오고 있듯이, 위치정보를 활용한 신용카드 제휴 가맹점 혜택 정보 제공, 인터넷전문은행의 도입 등 IT 기반의 융·복합 금융 경험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이 같은 시장 환경에 발 빠르게 적응하려는 기업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자유무역협정 체결, 해외 직구 증가 등을 통한 구매장벽 완화는 내년에도 가속화될 것이다. 저가격, 고품질의 수입상품을 쉽게 접하게 됨에 따라 높아진 고객 눈높이를 충족할 품질 측면의 개선 노력이 시급하다. 그뿐만 아니라 소비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극화된 소비 추세를 고려한 고가·저가 라인업 차별화가 기업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시장별 다양한 고객만족 활동 및 제도 개발 노력이 향후 고객만족도 향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새로운 소비자군 등장에 따른 기업의 대처도 필요하다. 이른바 젊은 세대와 취미 생활을 공유하는 40, 50대를 일컫는 ‘뉴노멀 중년’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들은 온라인 쇼핑을 즐기며 피부, 미용 등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어 새로운 소비군으로 부상하고 있다. 또한 행복한 삶의 가치를 추구하는 30대인 ‘얼리 힐링족’은 일 외에 본인의 삶과 생활을 중시하는 소비자들로 자기 계발과 여행, 자동차 등에 관심이 많다. 새로운 소비자군에 대한 기업의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정상연 기자 j301301@donga.com
#소비자#만족도#경기침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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