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창출력 5년새 절반으로 뚝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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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 성장때 생기는 일자리, 고용없는 성장에 창출효과 줄어
“정부, 서비스업 규제개선 등 시급”

 한국 경제가 1% 성장할 때마다 새로 생겨나는 일자리 수가 5년 새 절반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고용 없는 성장’이 이어지면서 그나마 지속된 저성장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3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2.6% 성장하고 취업자 수는 지난해보다 26만 명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장률 1%포인트에 취업자가 10만 명 늘어나는 셈이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2.6%, 취업자 수 증가 폭이 29만 명으로 추정되는 점을 고려하면 성장률 1%포인트에 고용증가 규모는 11만2000명이다. 성장률이 같아도 일자리 창출 효과는 올해가 지난해만 못한 셈이다.

 한국 경제의 고용 창출력 저하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는 경제가 0.7% 성장했지만 오히려 취업자는 줄었다. 당시 성장률 1%포인트에 고용은 되레 10만3000명 감소했다. 이후 반등해 2012년 성장률 1%포인트에 취업자가 19만 명 수준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이후 꾸준히 고용 창출력이 약해지면서 올해는 1%포인트당 10만 명 수준까지 떨어질 상황에 처했다. 

 전문가들은 저성장이 장기화되고 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고용 창출력이 약해졌다고 진단한다. 여기에 가속화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으로 고용구조가 바뀌면서 기존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도 ‘고용 없는 성장’을 부채질하고 있다. 칼 베네딕트 프레이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지난해 한국을 방문해 참석한 콘퍼런스에서 “4차 산업혁명으로 미국의 일자리 중 47%가 20년 내 자동화 등으로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을 정도다.

 전문가들은 일자리 창출력 복원을 위해 정부가 규제 개혁에 적극적으로 나서 서비스업을 육성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양극화된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개혁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조동근 명지대 교수(경제학)는 “나랏돈을 들여 질 나쁜 고용을 억지로 유지하는 정책에서 벗어나 노동시장 경직성 해소, 서비스업 규제 개선 등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고용#창출력#성장#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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