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의 2인자이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오른팔로 꼽히는 이인원 롯데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이 26일 검찰출석을 앞두고 숨진채 발견됐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날 오전 7시10분께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한 산책로에서 60대 남성이 나무에 넥타이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발견한 주민의 신고로 조사에 나섰으며 그가 이 부회장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신의 옷 안에서 이 부회장의 신분증이 나왔고 숨진 현장 근처서 차량이 발견됐으며 차 안에서 4장 짜리 유서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경찰은 정확한 신원 확인을 위해 지문 분석에 들어간 상황이다.
이날 이 부회장은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있었던 터라 롯데그룹 정책본부 관계자 5~6명은 서울중앙지검에서 이 부회장을 기다렸지만 나타나지 않자 연락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의 자살 소식에 롯데 그룹은 순식간에 침통한 분위기에 빠졌다. 롯데 그룹 관계자는 “언론 보도를 통해 소식을 접했다. 현재 정확한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1973년 호텔롯데에 입사한 후 그 해에 관리담당이사대우로 승진, 1987년까지 14년간 근무했다. 이후 1987년 롯데쇼핑으로 자리를 옮긴 뒤 백화점 경영의 3대 요직으로 불리는 관리와 상품구매, 영업 등의 업무를 고루 거쳤다.
1997년 50세에 롯데쇼핑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롯데쇼핑에 근무하는 10년 동안 롯데쇼핑을 유통업계 부동의 1위 자리에 올려놓는데 큰 역할을 했다.
2007년에는 신동빈 회장의 호위부대로 불리는 정책본부 부본부장을 맡아 신 회장을 최측근에서 보좌했다. 이 부회장은 2011년 롯데그룹에서 ‘비 오너 일가’ 중에선 처음으로 부회장으로 승진해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 부회장은 정책본부 산하 운영실, 지원실, 비서실 등 핵심 7개 부서를 거느리며 그룹 대소사를 관장해왔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그룹 내 주요 현안은 모두 이 부회장에게 보고 되고 주요 정책 결정도 모두 이 부회장의 손을 거친다”고 밝힐 정도로 그룹 심장부에서 근무하며 내부 사정에 누구보다 밝은 인물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이 부회장의 자살은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검찰 수사도 차질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이 부회장이 그룹의 주요 정책결정 과정에 빠짐없이 개입했던 만큼 그의 증언은 롯데의 각종 불법과 비리 의혹을 밝혀낼 수 있는 핵심 요소였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그룹 계열사 간 부당 거래와 일감 몰아주기에 따른 배임·횡령 혐의. 롯데건설의 300억원대 비자금 조성 경위 등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었다. 그에 대한 조사를 징검다리로 삼아 신격호 총괄회장 등 롯데 그룹 오너일가 삼부자를 조사할 방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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