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의 절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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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8.5% 급감, 6년반만에 최대폭… 저유가-中침체에 2016년 전망 캄캄
산업재편-다변화 등 근본해법 시급

지난해보다 올해 수출이 더 나쁠 것이란 ‘수출절벽’이 현실화됐다.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수출마저 좀처럼 깊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한국 경제의 위기감이 깊어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1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올해 1월 수출액은 367억 달러(약 44조1100억 원)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5% 급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 8월(―20.9%) 이후 6년 5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특히 반도체, 철강, 석유화학 등 국내 13대 수출 주력 품목 모두 마이너스 실적을 보이면서 지지부진한 산업 재편이 수출 악화를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수출이 급감한 것은 저유가 현상과 신흥국의 경기 부진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경기 부진으로 수출 물량(―5.3%)도 줄었지만, 국제유가 하락으로 수출 품목의 단가(―14.0%)가 더 크게 줄어들면서 수출액을 끌어내렸다. 유가 하락으로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인 석유제품(―36.5%), 석유화학(―18.8%)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이인호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유가 하락, 신흥국 경기 부진, 주력 품목의 수출 단가 하락 등 악재가 겹쳤다”고 설명했다.

1960년대 이후 50년 이상 한국 경제의 근간이었던 ‘수출입국(輸出立國)’ 전략이 뿌리부터 흔들리면서 새로운 경제 모델을 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근본적으로 산업구조를 뜯어고치고, 수출 품목과 대상국을 다변화하는 근본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산업 재편의 키를 쥐고 있는 기업활력제고특별법은 국회에 발목이 잡혀 ‘골든타임’을 허비하고 있다. 국회 탓만 하고 있는 정부 역시 책임을 피할 수 없다. 경기 민감 업종으로 짜인 한국의 수출 메뉴를 다변화하고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몇 년 전부터 제기됐지만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세종=신민기 minki@donga.com·손영일 기자
#수출절벽#저유가#석유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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