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률 높은 美 IT업계, 여성 비중 50%→26%…그녀들은 어디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25일 14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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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IT(정보기술) 업계에서 이직률은 매우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실제 2007년 이뤄진 한 조사에서 업계의 이직률이 6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IT업계에서 여성인력 비중도 줄어들고 있다. 1989년 50%에서 2013년 26%로 감소했다.

이직은 같은 산업 내 다른 기업으로 이직하는 것과 다른 산업군으로 이동하는 것, 그리고 기업 내에서 다른 부서로 이동하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직은 기업의 채용과 교육훈련 비용을 증가시키고 생산성을 저하시킨다. 이직을 줄이기 위해 기업은 보통 임금을 인상하는데, 이로 인해 상대적 임금격차가 커지면 또 다른 측면에서 이직이 늘어날 수 있다. 대미언 조셉(Damien Joesph) 싱가포르 난양공대 경영대 교수 등은 상대적 임금격차가 IT 전문 인력의 이직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남녀 차이를 알아봤다.

연구팀은 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 자료에서 1979년부터 2006년까지 IT인력 359명의 28년간 직업 이력 데이터를 분석했는데, 그 결과 상대적 임금격차가 클수록 남녀 IT인력 모두 이직할 확률이 높았다. 남성 IT인력의 경우에는 다른 IT기업으로 이직을 하거나 같은 기업 내에서 IT 이외의 부서로 옮기는 사례가 많았고, 임금수준은 오직 다른 IT기업으로 이직한 경우에만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 임금격차는 그대로였다. 여성 IT인력들은 남성에 비해 IT와 무관한 방향으로 진로를 바꾼 사례가 더 많았다. 특히 IT 비관련 직종으로 이직한 여성은 절대 임금 수준과 지위가 전반적으로 낮아졌고 상대적 임금격차는 감소했다. 반면 같은 IT 기업으로 이직한 여성은 절대임금이 높아졌지만 상대적 임금격차는 유지됐다.

결국 여성들은 절대적 임금 수준과 지위의 감소를 감내하면서도 상대적 임금격차가 적은 타 분야로 이직하는 사례가 많았다. 여성 인력이 계속 빠져나가면 기업 내 IT인력의 다양성이 감소하고 성과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상대적 임금격차, 특히 여성이 느끼는 격차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

문재윤 고려대 경영대 교수 jymoon@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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