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쏘나타 하이브리드로 L당 25㎞ 주파한 ‘연비왕’ 비결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9일 14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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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W서울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LF쏘나타 하이브리드 연비왕’ 대회. 5100여 명이 참가한 예선전을 거쳐 전국에서 선발된 23명은 조금이라도 연료를 낭비하지 않기 위해 출발 직전에서야 시동을 켤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한 참가자는 “처음에는 기분전환을 위해 참가했는데 2시간 운전으로 최대 1000만 원의 상금을 거머쥘 수 있다고 하니 긴장이 된다”고 말했다.

이날 코스는 호텔에서 경기 가평까지 왕복 97.5㎞를 달리는 경로다. 탑승차량은 현대차가 지난해 말 내놓은 ‘LF쏘나타 하이브리드’. 약 27개월간 1800여 억 원의 개발비가 투입됐다는 현대차의 설명만큼 1세대 쏘나타 하이브리드 모델에 비해 성능이 개선됐다. 16인치 타이어를 기준으로 기존 모델의 연비가 L당 16.8km였다면 신형은 18.2km(17인치 타이어는 17.7km)에 이른다. 경쟁모델로 꼽히는 도요타의 신형 캠리 하이브리드(L당 16.4㎞)나 포드의 퓨전 하이브리드(L당 17.9㎞)에 비해서도 공인연비가 높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일반 차량에 비해 운전자 운전 습관이 연비를 좌우한다. 보통 저속으로 운전할 때는 모터로 움직이고 중고속 시에는 엔진을 사용한다. 하지만 배터리가 충전돼 있지 않으면 저속 운전 때도 연료를 사용한다. 결국 배터리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충전하느냐가 관건이다.

이날 오전 10시에 출발한 참가자들은 2시간여 만에 속속 복귀했다. 이날의 우승자는 제약업체 영업사원인 엄종형 씨(32)로 L당 25㎞를 달성했다. 엄 씨는 “운전 중에 히터 사용을 자제하고 급가속이나 급정지를 하지 않으면서 시속 60~80㎞의 정속운전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특징을 최대한 활용했다. 가솔린 엔진을 이용해 배터리에 전기를 푼돈처럼 쌓고 일정 부분 이상 전기가 쌓이면 이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운행했다.

국내 중형차 최초로 탑재된 ‘관성 주행 안내’ 기능도 적절히 활용했다. 관성 주행이란 운전자가 가급적 액셀러레이터를 적게 밟으면서 자동차가 기존의 달리던 힘을 이용해 주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번 대회에 사용된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내리막길이나 진행 방향 변경, 요금소 등 감속 상황이 예측되면 디스플레이를 통해 브레이크 사용 시점을 미리 알려준다. 엄 씨는 “관중 주행 안내 기능 덕분에 불필요하게 엑셀러레이터나 브레이크를 밟을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엄 씨는 현재 보유한 아반떼 디젤도 공인연비(16.5㎞) 보다 높은 평균 21㎞ 정도로 운전한다. 연간 단위로 연비 데이터를 작성하고 기본적인 차량 정비는 직접 할 정도로 자동차에 관심이 많다.

공동 2등을 차지한 이남수 씨(30)의 운전 패턴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 씨는 “시야를 멀리 보고 브레이크 밟는 횟수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운전했다”고 말했다.

이 씨 역시 배터리를 소모하는 자동차의 전자장비는 사용하지 않았다. 배터리로 움직이는 하이브리드 차량은 히터나 에어콘 등을 사용하면 연비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날 대회에서 일부 참가자들은 고속 주행시에 브레이크를 살짝 밟아 전기를 충전하는 방식을 사용했지만 연비 운전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브레이크를 밟으면 운동에너지가 전기로 충전되지만 불필요하게 브레이크를 사용하면 결국 연료 소모로 이어져 전체 연비 효율은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하이브리드 차량의 연비를 극대화하려면 △언덕에 진입하기 전에 가능한 속도를 많이 낸 뒤 내리막에서 관성주행을 하고 △신호등까지 여유를 두고 천천히 정지하며 △내리막에서는 가능한 엑셀러레이터나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차량과 관계없이 차량에 싣는 짐을 최소화하고 연료를 절반쯤만 채워 다니는 것도 연비를 높이기 위한 기본적인 요령”이라고 설명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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