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실질실효 환율, 42년만에 최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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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경제 회복으로 금리차이 확대… 12월 첫째주말 1달러=121.69엔 급락
日가계에는 물가 압박요인 작용

일본 엔화의 실제 구매력(실력)을 나타내는 실질실효 환율이 약 4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명목 환율이 달러화에 대한 엔화의 단순 교환비율을 나타내는 것과 달리 실질실효 환율은 교역국 간 물가 변동과 교역국의 비중에 따른 가중치를 적용해 특정 통화의 실질 가치를 나타내는 환율이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엔화는 2010년을 100으로 했을 때 지난달 중순 시점의 실질실효 환율이 70.88로 1973년 1월의 68.8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일본은행의 10월 31일 추가 금융완화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엔화는 5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한때 7년 4개월 만의 최저치인 달러당 121.69엔까지 급락했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경기 회복으로 미일 금리 차가 확대되면서 내년 말에는 달러당 엔화 가치가 130엔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시장의 명목 환율 이상으로 실질실효 환율이 낮다는 것은 무역관계가 확대되고 있는 중국 등 아시아의 통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엔화의 이러한 실력 저하는 수출 기업에는 해외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그런데도 일본의 수출은 물량이 늘지 않고 있다. 신문은 “일본 기업의 해외 현지 생산 비율 확대 등 구조적인 요인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아사히신문은 “엔화 약세로 관광객이 늘고 기업 순익이 개선되고 있지만 국제 유가가 떨어지는데도 기름값은 여전히 떨어지지 않고 있다”며 엔화 약세가 가계에는 압박 요인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쇠고기 등 수입식품 원재료 값이 뛰면서 맥도널드 햄버거인 ‘빅맥’ 가격이 7년 전 290엔(약 2697원)에서 401엔으로 올랐다”고 덧붙였다.

한편 엔화 약세는 일본 국내외 투자 펀드의 일본 기업 주식 매수로 이어져 올해 출자 및 매수액은 5일 현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배 늘어난 7300억 엔으로 2007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저금리로 펀드 자금 조달이 쉬워진 데다 주가 상승으로 매매 차익 실현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엔화 환율#일본#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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