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첨병, 아시안 美의 창조자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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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한국인보다 눈주름 많아… 현지 맞춤형 화장품으로 큰 인기
中매출 3387억… 2년새 77% 껑충… 아모레 “2020년 글로벌 톱5 목표”

21일 준공식을 하고 본격 가동에 나선 아모레퍼시픽 상하이 뷰티사업장 생산 시설에서 중국 전용 화장품으로 출시된 마몽드 스킨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제공
21일 준공식을 하고 본격 가동에 나선 아모레퍼시픽 상하이 뷰티사업장 생산 시설에서 중국 전용 화장품으로 출시된 마몽드 스킨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제공
《 22일(현지 시간) 중국 상하이 자딩(嘉定) 구 마루 진 지역에 위치한 아모레퍼시픽 뷰티사업장 생산라인에서 갓 포장을 마친 마몽드의 ‘에이지 컨트롤 파워아이크림’ 수백 개가 줄지어 나왔다. 이 제품은 한국에서는 판매되지 않는 중국 전용 제품으로,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현지 ‘R&I(Research & Innovation·연구혁신)센터’에서 만들었다. 중국 여성의 눈 주위 피부가 한국 여성보다 건조해 아이크림 구매 비중이 높다는 점을 연구해 개발한 제품이다. 기존 제품보다 주름 개선 효과를 강화해 현지 여성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

중국에서 ‘K뷰티’ 바람을 불러오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은 이날 본격 가동에 들어간 상하이 뷰티사업장을 중국시장 공략의 첨병으로 보고 있다. 이날 준공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13억 중국인의 마음을 사로잡아 세계의 ‘아시안 뷰티 크리에이터’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2020년 원대한 기업’ 달성을 위한 출발점에서 주력인 화장품 사업에서 여러 개의 기둥을 만들고 있는데 중국은 첫 번째로 성장하는 기둥”이라고 강조했다.

○ 중국 전용 제품 개발에 박차

아모레퍼시픽은 이번 준공을 기점으로 중국시장 공략을 위한 전용 제품 개발에 더욱 주력할 방침이다. 2005년 중국에 진출해 제품의 절반 이상을 현지 전용 제품으로 출시한 마몽드는 전체 매출의 65%가 중국에서 발생할 정도로 중국에서 선전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해 있는 설화수 라네즈 마몽드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 등 아모레퍼시픽의 5개 브랜드 가운데 가장 많은 매장(2582개)을 보유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아모레퍼시픽은 2004년 중국 상하이 연구소를 설립해 10년 동안 중국 소비자를 연구해 왔다. 상하이 선양 베이징 청두 등의 6개 유명 피부과병원 전문가 그룹과 손잡고 ‘아모레퍼시픽 중국 피부과학자 자문위원회’를 발족해 지역별 중국인의 피부를 연구했다. 이번에 준공한 상하이 뷰티사업장은 기존 상하이 연구소에서 진행했던 연구개발 기능에다 물류 및 생산 등 3가지 기능을 접목한 복합 시설이다. 총 1320억 원을 투자해 기존 선양 공장의 10배 크기인 총면적 7만3871m² 크기로 세웠다. 연간 1만3000t(제품 1억여 개 분량)의 화장품 생산이 가능하다.

이런 대규모 현지 투자를 감행한 것은 중국시장 매출 성장세가 워낙 가파르기 때문이다. 2011년 1909억 원이었던 중국 매출은 지난해 3387억 원으로 77%가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중국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25.5% 상승한 2192억 원이다.

○ 매장 곳곳에서도 중국 현지화

중국인 피부에 맞는 제품으로 빠른 현지화를 이루겠다는 전략은 홍콩, 상하이 매장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중국 상하이의 명동과도 같은 곳인 화이하이루(淮海路)의 팍슨백화점 1층. 유명 화장품 브랜드만 입점할 수 있는 이른바 ‘골든존’에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마몽드 라네즈 매장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라네즈는 2002년 이곳 백화점의 1호점을 시작으로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가운데 처음으로 중국에 진출했다. 당시만 해도 한국 화장품에 대한 인지도가 전혀 없어 화장품 매장이 몰려 있는 1층 대신 2층에 입점 허가를 받는 푸대접을 받았다. 하지만 입소문을 통해 단기간 내에 찾는 이가 늘자 6개월 만에 1층 ‘골든존’에 입성할 수 있었다. 중국에서 라네즈의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허원이 브랜드 매니저는 “SK-Ⅱ 시세이도 등 일본 브랜드를 제치고 아시아 국가 브랜드 가운데 찾는 이가 가장 많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브랜드인 설화수의 인기는 홍콩에서 먼저 시작됐다. 홍콩 침사추이 하버시티쇼핑몰에 위치한 레인크로퍼드백화점의 설화수 매장은 백화점에 입점한 전체 화장품 매장 가운데 매출이 상위 3위 안에 꼽힌다. 이날 매장을 찾은 손님 코니 궉 씨(35)는 “한국을 세 번 방문했을 때도 설화수를 사왔다. 유명 외국 브랜드가 많지만 동양인의 피부에 잘 맞는 것 같아서 수년째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시장을 발판 삼아 2020년까지 글로벌 매출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려 전체 매출 12조 원을 달성해 세계 ‘톱5’ 화장품 업체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상반기 아모레퍼시픽의 전체 매출은 2조3165억 원으로 이 중 16.5% 수준인 3827억 원이 글로벌 매출이다.

상하이=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k뷰티#아모레퍼시픽#중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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