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공부… 다이어트… 아침잠깨기 “게임으로 하니 즐겁고 쉽게 성공”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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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게임 ‘게이미피케이션’ 모바일 앱 서비스 인기

스마트폰용 알람 앱 ‘알람몬’(왼쪽 사진)은 게임을 수행해야 알람을 끌 수 있도록 만들었다. 수학 공부 서비스 ‘노리’는 단계별로 수학 문제를 풀어나가면 ‘코인’으로 보상을 해준다. 말랑스튜디오
스마트폰용 알람 앱 ‘알람몬’(왼쪽 사진)은 게임을 수행해야 알람을 끌 수 있도록 만들었다. 수학 공부 서비스 ‘노리’는 단계별로 수학 문제를 풀어나가면 ‘코인’으로 보상을 해준다. 말랑스튜디오
수능을 앞둔 고3 수험생 김나은 양(18)은 요즘 아침잠에서 깨는 것이 예전만큼 힘들고 짜증나지 않는다. 최근 친구의 추천으로 내려받은 스마트폰용 알람 애플리케이션(앱) ‘알람몬’ 덕분이다. 알람몬은 알람이 울리면 귀여운 캐릭터가 등장하는 간단한 게임을 해 알람을 종료하게 만든 프로그램. 김 양은 “잠은 여전히 부족하지만 단순히 울리기만 하는 알람을 사용할 때보다 일어나기가 훨씬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알람몬을 서비스하는 말랑스튜디오의 김영호 대표는 “스마트폰에 알람 기능이 있지만 아침잠이 부족한 많은 사람들에게 짜증의 대상”이라며 “여기에 게임을 접목해 즐거움의 대상으로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람몬은 스마트폰용 알람 앱 중에서는 후발주자이지만 국내 300만 명을 포함해 사용자 1400만 명을 확보했다.

게임과 상관없는 서비스에 게임적 요소를 더해 사용자의 적극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기법을 ‘게이미피케이션’이라고 한다. 최근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일상의 일들을 게임처럼 수행할 수 있는 서비스가 속속 출시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자칫 어렵거나 귀찮아 포기할 수 있는 일상적 행위를 ‘경쟁’ ‘정복’ 같은 게임적 요소로 즐거움을 느끼며 지속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대치동 학원가의 수학 전문가들이 모여 만든 ‘노리(Knowre)’는 ‘수학 기피증’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어렵게 느끼는 수학 공부를 게임처럼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서로 양 극단에 있는 행위인 학습과 게임을 하나로 묶은 역발상 서비스다. 마치 게임을 하듯 수학 문제를 풀어 나가면서 지도상의 ‘스테이지’를 정복하고 ‘코인’을 획득한다. 이 코인으로 자신의 아바타를 꾸밀 수 있다.

자신의 수준을 정확히 알 수 있어 맞춤형 학습효과도 볼 수 있다. 이 서비스는 미국의 42개 학교에 도입돼 학생 1만2000여 명이 사용하고 있다. 김용재 노리 대표는 “수학은 누구나 재미없고 어려워해 이를 보다 친근하게 교육할 방법론을 고민한 끝에 게임을 택했다”고 말했다.

IT와 헬스케어의 융합 분야에서도 게이미피케이션 방식은 널리 쓰인다. 나이키의 피트니스 서비스 ‘나이키플러스’는 사용자의 달리기 운동량을 지인과 비교해 순위를 매겨 보여준다. 경쟁을 통해 동기를 유발하는 것이다. 나이키플러스가 인기를 끈 이후 ‘핏비트’를 비롯한 다양한 헬스케어용 웨어러블 기기·서비스 업체들이 유사한 방식을 도입했다. 예를 들어 자신이 오늘 섭취한 칼로리의 양이 함께 다이어트를 하는 친구보다 많다는 것을 본 사용자가 자극을 받고 다음 날부터 더욱 식사량 줄이기에 매진하게 되는 식이다.

생활습관 형성에 게임으로 도움을 주는 서비스도 나왔다. 올 4월 미국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인디고고’에서 자금 모집을 시작한 ‘그러시’ 앱은 양치를 귀찮아하는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 칫솔에 동작 감지 센서가 내장돼 있어 이를 스마트폰 앱과 연동시키면 양치가 ‘칫솔을 움직여 치아 속 몬스터를 물리치는 게임’이 되는 방식이다.

남궁훈 게임인재단 이사장은 “시간을 투입할수록 즐거움을 주는 게임은 동기 유발에 가장 좋은 도구”라며 “억지로 해야 할 일도 즐겁고 쉽게 성취하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알람 앱#게이미피케이션#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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