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평債 20억달러 발행 성공… 유로화 표시는 사상 첫 2%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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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만기 달러화 표시 채권은, 싱가포르 국부펀드보다 금리 낮아
한국경제에 대한 긍정적 시각 반영

한국 정부가 1998년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 발행하기 시작한 이래 만기가 가장 긴 미국 달러화 표시 채권과 금리가 가장 낮은 유로화 표시 채권을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에 오랫동안 싼 이자로 돈을 빌려준다는 것으로 한국경제를 그만큼 안정적으로 본다는 의미다.

기획재정부는 30년 만기 달러화 표시 채권 10억 달러어치와 10년 만기 유로화 표시 채권 7억5000만 유로(약 10억 달러)어치 등 미화 기준 총 20억 달러 규모의 외평채를 발행했다고 4일 밝혔다.

달러화로 발행된 30년물 외평채는 한국 정부의 외평채 발행 사상 만기가 가장 긴 것이다. 종전에는 2005년 10월 발행한 4억 달러짜리 외평채의 만기가 20년으로 최장이었다.

30년물 달러화 외평채는 미국 국채금리에 0.725%의 가산금리를 더한 연 4.143% 금리 조건으로 발행된다. 이는 아시아에서 신용등급이 Aaa(무디스 기준)로 가장 높은 싱가포르의 국부펀드 테마섹에 적용했던 가산금리(0.91%)보다 낮은 것이다. 가산금리가 낮을수록 해당 채권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도가 높다는 뜻이다. 한국과 신용등급이 Aa3로 같은 칠레가 과거 30년물 채권을 발행하면서 적용받은 가산금리는 1.09%로 이번 한국물 가산금리보다 0.3%포인트 이상 높았다.

유로화로 발행된 10년 만기 외평채 금리는 연 2.164%로 한국 정부의 외평채 발행 사상 최저 수준이었다. 이전 외평채 최저금리는 2005년 10월 5억 유로 규모로 발행한 10년물 외평채에 적용된 연 3.740%였다. 유럽 전역에 부동자금이 많은 상황에서 우량 투자처로 통하는 한국 채권이 나오자 주문액이 발행 규모의 4배 수준(약 31억 유로)에 이를 정도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발행금리가 낮아진 것이다.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달 정부가 실시한 투자설명회에서 해외 투자자들은 한국 정부의 재정건전성이 양호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실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35% 안팎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치(100% 이상)보다 크게 낮다.

세종=홍수용 legman@donga.com·박재명 기자
#외환평가#유로화#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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