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소싱 물량 흡수… GM의 아시아 디자인 허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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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디자인 경영]2배로 확장한 한국GM 부평 디자인센터 가보니

지난달 규모를 2배로 늘려 새로 문을 연 인천 부평구 부평대로 한국GM 디자인센터 전경(왼쪽 사진). 경영진이 자동차 디자인을 점검하는 장소인 실내품평장은 기존 디자인센터의 6배, 실외품평장은 2배로 각각 규모를 늘렸다. 한국GM 제공
지난달 규모를 2배로 늘려 새로 문을 연 인천 부평구 부평대로 한국GM 디자인센터 전경(왼쪽 사진). 경영진이 자동차 디자인을 점검하는 장소인 실내품평장은 기존 디자인센터의 6배, 실외품평장은 2배로 각각 규모를 늘렸다. 한국GM 제공
“역량을 강화하고 싶지 않은 지역에 투자를 강화하는 것은 맞지 않는 일이겠죠.”

26일 인천 부평구 부평대로 한국GM 디자인센터에서 만난 남궁재학 제품디자인 담당 전무는 GM의 한국시장 철수설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한국GM은 지난달 7640m² 규모이던 디자인센터를 1만6640m²로 늘려 새로 열었다. GM 전 세계 10개 디자인센터 중 세 번째로 커졌다. 이곳엔 인도, 호주, 영국, 브라질 등 10개국 직원 200여 명이 일하고 있다. 자동차산업에서 생산성 못지않게 중요한 게 디자인인 만큼 오히려 투자를 늘렸다는 의미다.

최근 기자와 만난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도 “한국GM이 철수할 것이라면 디자인센터를 400억 원을 들여 확장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철수설을 의식해서일까. 통상 자동차업체들이 디자인센터 공개를 꺼리는 것과 달리 한국GM은 이날 이례적으로 언론 공개 행사를 열었다. 이번에 새로 설치한 ‘제작소’에 들어서니 밀링머신 3대가 플라스틱과 스티로폼을 정교하게 깎아 휠과 자동차 틀을 만들고 있었다. 옆방에선 3차원(3D) 프린터가 ‘쉐보레’ 엠블럼을 찍어냈다. 제작소는 도면을 실제 크기 자동차 모형으로 구현해 내는 곳이다. 남궁 전무는 “아웃소싱하던 것을 직접 하면서 제작 기간과 비용을 줄이고 보안도 강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완성된 모형은 찰흙으로 덮은 뒤 밀링머신으로 섬세한 디자인까지 표현해낸다. 매슈 데이비스 한국GM 전무는 ‘쉐보레 크루즈’ 모형을 가리키며 “이 차 1대를 만드는 데 1억 원이 들었다”고 말했다.

남궁 전무는 “디자인센터 확장 이후 새 프로젝트도 맡게 됐다”며 “아시아를 대표해 한국GM은 기존 소형차 위주의 포트폴리오 외에도 다양한 차종의 디자인을 맡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글로벌 자동차업계는 치열한 디자인 경쟁을 펼치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이달 초 전 세계 학생들을 대상으로 디자인 경진대회를 시작했다. 전 세계 디자인 인재를 선점하려는 의도다. 닛산의 프리미엄 브랜드 인피니티는 독일차에 대항할 카드로 디자인을 내걸었다. 요한 드 나이슨 인피니티 사장은 “차가운 독일차 디자인과 달리 열정적인 라틴 감성의 디자인을 선보이겠다”라고 밝혔다.

국내 자동차 업계도 만만치 않다. 기아자동차는 4월 자체 국내 디자인센터 건물을 세웠다. 디자인 조직을 현대자동차로부터 분리한 뒤 10년 만에 독자시설까지 갖췄다. 현대차도 올 초 디자인센터를 1.5배로 증축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부평=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한국gm#폴크스바겐#닛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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