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 지혜]유능하던 직원이 임원 승진후 갑자기 슬럼프,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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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미는 경력사원으로 소비재 제조업체에 입사한 뒤 2년 반 만에 팀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주요 제품라인 2곳을 담당하는 임원 자리에 올랐다. 문제는 임원이 된 이후부터다. 4개월이 지났지만 갈수록 버거움이 느껴졌다. 업무시간을 늘렸지만 세부사항을 모두 파악할 수 없었다. 예상과 어긋난 업무 결과도 자주 발생했다. 에이미의 상사는 그녀를 걱정하기 시작했다. 에이미가 맡은 부서의 실적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의아해하기 시작했다. 그녀에게 능력에 맞지 않는 자리를 맡긴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하게 됐다.

미국의 리더십 전문기관인 창의적 리더십센터(Center for Creative Leadership)의 조사에 따르면 신임 임원의 40%가 18개월 이내에 실패했다. 임원의 성공과 실패요인을 분석한 책 ‘무엇이 임원의 성패를 결정하는가’(스콧 에블린 저·고현숙 역·올림·2014년)에 따르면 문제의 핵심은 승진 후 임원에게 요구되는 역할이 바뀌었는데도 예전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기 때문이다. 즉, 실패한 임원들은 예전 역할을 그대로 반복하는 모습을 보인다. 대부분의 시간을 내부 직원들과 보내고 모든 문제에 대해 일일이 지시하려 든다. 당연히 시간은 부족해지고, 간섭을 싫어하는 일부 직원들과 마찰까지 빚어진다.

임원 승진은 유능한 사람만이 할 수 있다. 하지만 유능함이 오히려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임원의 자리에서도 직원처럼 앞만 보고 옆을 보지 못하면 더이상 성장하기 어렵다. 임원은 이미 전문성에서 능력을 입증받은 사람이다. 더이상 전문성을 입증하려고 할 필요는 없다. 그 대신 리더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그동안 성과는 개인의 능력으로 얻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다르다. 팀의 성과로 자신의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 임원은 장기전략, 선행과제 등 큰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실무는 부하 직원들에게 맡겨야 한다. 그 대신 직원들에게 이 일을 왜 해야 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알려주고 관여해야 한다. 그래서 팀이 성과를 내도록 유도해야 한다. 임원과 팀원은 조직에서의 역할과 성공하는 방법이 아주 다르다.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 kthan@ass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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