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시마’ 제약업계 ‘꿈의 블록버스터’로 주목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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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판매허가 받은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항체의약품 1개 시장규모 10조원

셀트리온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가 유럽의약품청(EMA) 판매 승인을 받으면서 제약업계에서 ‘꿈의 블록버스터’로 불리는 항체 바이오의약품이 주목받고 있다.

항체 바이오의약품은 체내에서 병을 유발하는 원인을 지닌 특정 단백질에 항체처럼 작용해 해당 단백질만 무력화할 수 있는 의약품을 말한다. 타깃인 질병을 치료하는 것 외에는 체내에서 다른 반응을 일으키지 않아 일반적인 화학 의약품보다 부작용이 적다. 항체 바이오시밀러는 항체 바이오의약품과 거의 같은 효능을 가지도록 만든 복제약이다.

관절염 치료제인 램시마는 한국 기업이 보유한 첫 항체 바이오시밀러다. 항체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그동안 글로벌 제약사의 전유물이었다. 고도의 유전공학 기술이 필요한 데다 높은 진입장벽 때문에 이를 극복한 국내 제약사가 출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화학 구조의 복잡성 때문에 항체 바이오의약품을 복제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셀트리온은 2006년 개발을 시작해 글로벌 임상을 마치고 제품 허가를 받기까지 7년간 2000억 원을 투자한 끝에 EMA에서 허가를 받는 쾌거를 이뤄냈다. 항체 바이오의약품이 가진 파괴력은 제약업계에서 ‘핵무기’에 비유될 정도로 크다. 램시마의 오리지널 의약품인 얀센 ‘레미케이드’ 한 제품이 지난해 올린 매출만 8조2000억 원에 이른다. 1개 제품의 시장 규모가 10조 원을 넘기도 한다.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인 애보트 ‘휴미라’는 지난해 매출이 95억 달러(약 10조4000억 원)로 국내 상위 50개 제약사 매출을 모두 합한 금액(10조8000억 원대)과 엇비슷했다. 글로벌 의약정보 조사기관 ‘라메리’에 따르면 지난해 바이오의약품 매출 상위 6위가 모두 항체 바이오의약품이다.

특히 램시마와 같은 저렴한 항체 바이오시밀러를 통해 선진국 위주로 형성된 항체 바이오의약품 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 의약품은 90%가 북미, 유럽, 일본 등에서 소비된다. 항체 바이오의약품은 복제가 어렵기 때문에 신약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고 값도 그만큼 비싸기 때문이다.

셀트리온도 복제약의 장점을 살려 램시마를 레미케이드보다 30% 이상 싸게 판매할 계획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램시마의 EMA 승인으로 30조 원대에 이르는 ‘TNF-α(종양괴사 인자) 억제’ 항체 치료제 시장을 공략할 기반을 마련했다”며 “항체 바이오의약품의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개발도상국 환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이 커지면서 국내 기업으로는 LG생명과학과 동아제약이 바이오시밀러 의약품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2017년까지 대형 항체 바이오 의약품의 특허가 잇달아 만료되는 만큼 항체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램시마#제약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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