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경제뉴스]주주는 왜 경영자에게 스톡옵션을 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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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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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윤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혁”<동아일보 3월 23일자 A17면>

《 “모든 수단을 강구해 금융회사의 지배구조를 개혁하겠다.” 신제윤 신임 금융위원장은 2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금융위 본관에서 취임식을 갖고 “현재 금융회사 지배구조는 많은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애초에 지주회사를 도입할 때는 자회사 간 독립경영 체제를 확립하고 위험이 전이되는 것을 막아 (자회사를) 총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취지가 있었지만 지금은 퇴색해 버렸다”며 “이제는 정말 ‘통렬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

:: 이게 궁금해요 ::

요즘 금융권 지배구조가 이슈입니다. 기사를 통해 우리는 회장, 사외이사, 주주같은 용어를 자연스럽게 접합니다. 회장, 사외이사, 주주 간 대립이 발생했을때 왜 이런 갈등이 생기는지, 누가 옳은 건지, 뭐가 바람직한 건지 스스로 판단을 내려야 합니다. 핵심 이해당사자인 주주와 경영자 간의 관계를 들여다보면 이런 문제에 답을 내릴 수 있을 겁니다.

○ 주인-대리인 문제란

미국의 스티브 잡스는 주인-대리인 관계의 상징적 인물이기도 하다. 매킨토시 사업이 실패하자 1985년 자신이 세운 회사인 애플사에서 쫓겨났다. 사업에 실패한 경영자를 주주들이 쫓아낸 것이다. 그는 10여 년 만에 애플의 최고경영자로 돌아와 디지털시대의 ‘혁명’을 이끌었다. 사진은 곧 개봉될 영화 ‘잡스’의 한 장면. 동아일보DB
미국의 스티브 잡스는 주인-대리인 관계의 상징적 인물이기도 하다. 매킨토시 사업이 실패하자 1985년 자신이 세운 회사인 애플사에서 쫓겨났다. 사업에 실패한 경영자를 주주들이 쫓아낸 것이다. 그는 10여 년 만에 애플의 최고경영자로 돌아와 디지털시대의 ‘혁명’을 이끌었다. 사진은 곧 개봉될 영화 ‘잡스’의 한 장면. 동아일보DB
주주와 경영자 간 관계를 경제학에서는 주인-대리인 문제로 설명합니다. 우리가 회사를 하나 만든다고 생각해 볼까요. 이때 가장 먼저 필요한 게 돈입니다. 나 혼자 그 돈을 전부 마련하기 힘드니까 회사에 투자할 사람을 찾게 되죠. 투자자는 돈을 주는 대신 그 돈만큼 회사의 소유권, 즉 주식을 달라고 합니다.

주주란 이처럼 회사의 일부분을 소유한 사람입니다. 기업의 주인인 것입니다. 주인은 기업이 잘되기를 바라지만 회사를 경영할 능력이나 전문성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대리인을 뽑게 되는데, 그 사람을 우리는 경영자라고 합니다. 경영자가 주인보다 회사를 더 잘 운영하겠지요. 그렇지만 경영자가 주인을 속일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대리인이 주인 뜻대로 잘 움직여주지 않을 때, 우리는 ‘도덕적 해이’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도덕적 해이는 주인과 대리인이 가진 정보가 달라서 발생합니다. 경영자는 회사의 경영상황을 잘 알지만 주주는 경영자를 일일이 따라다니며 감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비대칭적 정보’로 인해 주인-대리인 문제가 발생합니다.

주인-대리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주는 경영자가 자신의 뜻을 잘 따를 수 있게 인센티브를 제공합니다. 인센티브가 적절하다면 주인-대리인 문제의 많은 부분이 해결될 수 있습니다.

○ 인센티브는 스톡옵션

주주들은 자신이 보유한 주식가치가 커지면 이익이 늘어나므로 주가 상승을 원합니다. 경영자들은 주가가 오르는 것보다 기업 매출이 늘어나는 것을 더 원할 수 있습니다. 소규모 기업 경영자보다는 대규모 기업 경영자라는 것이 위신과 영향력, 보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죠. 그래서 등장한 것이 스톡옵션입니다. 경영자가 주주의 뜻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주주가 경영자에게 준 인센티브가 스톡옵션입니다.

스톡옵션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회사의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경영자에게 주식을 시세 또는 액면가보다 싸게 살 수 있는 권리를 미리 주는 것으로 경영자가 경영을 잘해 주가가 오르면 주주의 이익과 경영자의 이익이 일치하도록 만든 제도입니다. 스톡옵션은 주주-경영자 간에 발생하는 주인-대리인 문제를 완화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 주주와 경영자의 연합으로 인한 부작용


1980년대 초까지 미국에서 스톡옵션은 별로 인기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는 대기업 경영진 보수가 스톡옵션으로 도배되었습니다. 상위 100대 기업 최고경영자 보수 중 스톡옵션이 차지하는 비율이 1979년에는 22%밖에 안 되었지만 1995∼1999년에는 63%로 크게 높아졌습니다.

경영자들은 주가가 오르면 막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지만 주가가 하락하면 거의 아무것도 받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경영자들은 주가를 올리는 데만 열중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주식시장 활황과 함께 심해지기만 했습니다. 1995년에서 2000년 사이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 21%나 상승했습니다. 주주들은 경영자에게 20% 넘는 주가 상승을 요구했습니다. 그렇지만 주가가 그렇게 계속해서 상승할 순 없지 않습니까. 돈은 벌어야겠고, 과부하가 걸린 경영진은 이제 장부까지 조작하게 됩니다. 이렇게 해서 미국 경제의 버블이 형성된 것입니다.

스톡옵션으로 촉발된 ‘주주가치 운동’은 주주-경영자 관계를 변화시켰고, 나아가 경영자의 본질도 변화시켰습니다. 이전에는 기업 경영에 능력과 전문성이 있는 경영자가 최고였지만 이제는 주가를 올리는 능력이 탁월한 경영자가 최고가 되었습니다. 주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경영자들은 투자할 자금을 쌓아 미래를 대비하기보다는 그 돈을 배당금으로 주주에게 돌려주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생산적인 투자에 쓰일 돈이 없어지게 되었습니다. 결국 이런 상황이 만들어낸 미국 경제의 버블은 금융위기로 이어졌습니다.

현영진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현영진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주주와 경영자는 장기적으로 기업의 가치를 올려야 합니다. 단기적 이득이 일시적으로는 자신에게 수익을 가져다줄 수 있겠지만 미래를 보장해줄 수는 없습니다. 미국처럼 주주와 경영자가 연합해 단일한 이해관계를 가지는 것은 장기적 비전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부작용이 더 큽니다. 따라서 주주와 경영자 모두를 제어하고 안정적인 균형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적절한 장치가 필요합니다.

현영진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 풀어봅시다

◇이번 주 문제


이들의 투자 행보는 항상 주목받습니다. 돈을 많이 지니기도 했지만 돈의 흐름을 기가 막히게 잘 쫓아가기 때문입니다. 주로 은행이나 증권의 프라이빗뱅킹을 이용하는 ○○○○들 중 많은 사람이 부동산시장 침체 때문에 앞으로 부동산 투자를 줄이려 한다는 조사 결과가 최근 나오기도 했습니다. 예금, 채권, 주식 등 금융자산을 10억 원 이상 보유한 사람을 가리키는 이 용어는 무엇일까요.

① 슈퍼리치 ② 프라이빗뱅커 ③ VIP ④ MVP

◇응모 방법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정답 입력 화면으로 이동합니다. 동아닷컴 기존 회원이면 바로 로그인해 입력할 수 있습니다. 회원이 아니면 동아닷컴 홈페이지(www.donga.com)에서 회원 가입을 먼저 해 주세요.

◇응모 마감 및 당첨자 발표

▽응모 마감: 3일(수) 오후 5시

▽시상: 정답자 1명을 추첨해 ‘갤럭시노트10.1’(와이파이 전용·사진) 1대를 드립니다.

▽당첨자 발표: 8일(월) 동아경제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dongaeconomy)에 게재합니다.

※전화 문의는 받지 않습니다.
#주주#금융회사#지배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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