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도… 車회사도… 향기에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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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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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조르조아르마니 코스매틱은 프리미엄 향수 컬렉션인 ‘프리베 컬렉션’을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에 선보이면서 ‘퍼퓸 바’(사진)를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이곳의 돋보이는 서비스는 종 모양의 투명한 글라스에 향을 모은 뒤 맡아볼 수 있게 한 것이다. 와인을 디캔팅하는 것처럼 최적의 상태에서 향기를 느낄 수 있게 한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 등에 8월 입점한 영국 브랜드 ‘조말론 런던’과 ‘봉쁘앙’ ‘바이레도’ 등 프리미엄 브랜드의 선전으로 올해 1∼10월 프리미엄 향수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5.1%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화장품 매출이 전년 대비 4% 성장하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성적이다. 롯데백화점 역시 향수 매출이 2010년 3.7%, 2011년 4.3%, 2012년(1∼10월) 16.1% 등으로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최근 1년 새 수입화장품업계와 각 백화점이 불황 타개책의 하나로 고급 향수를 속속 내놓으면서 프리미엄 향수가 ‘나 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들이 향수를 ‘구원투수’로 내세운 데는 불황과 중저가 화장품 선호 추세로 멀어진 고객들을 다시 유인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한 수입업체 관계자는 “고급 향수는 일반 화장품과 달리 중저가 모방 제품이 나오기 어렵고 한 브랜드의 성격을 총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어 유명 브랜드의 힘을 소비자들에게 다시 한 번 각인시킬 수 있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의 올해 향수 매출은 이달 16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30% 신장했다. 가을·겨울 매장 개편을 통해 단독으로 도입한 ‘아닉구탈’ ‘르 라보’ 등의 향수 전문 브랜드와 샤넬의 ‘올팩티브바’ 등 향수전문 부티크 덕분이다. 다음 달 중순에는 디오르 퍼퓸 바도 들어선다.

향수시장이 성장하면서 국내 화장품업계도 소비자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LG생활건강은 13일 이 회사의 첫 향수 전문 브랜드 ‘스티븐 스테파니’와 ‘코드온’을 출시하고 향수시장의 본격 진출을 선언했다.

아모레퍼시픽도 라이프스타일 트렌드가 ‘웰빙’에서 ‘힐링’으로 옮겨가면서 경기 침체 등 사회·경제적 이슈로 높아진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요소로 ‘향기’를 택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데 주목하고 있다. 이에 맞춰 5월 힐링형 한방 향초인 설화수 ‘윤조지향’을 내놓기도 했다.

가정용 방향제시장도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 애경에스티의 방향 소취제 ‘홈즈 에어후레쉬 크리스탈워터’는 2008년 출시 이후 매출이 매년 50%씩 늘고 있다. 이마트가 판매하는 방향제의 종류는 2년 전 100여 종에서 현재 150여 종으로 증가했다.

자동차업계도 향기 마케팅을 강화하고 나섰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이달 초 열린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벤자’ 출시 행사장 한편에 세계적인 향수 브랜드 ‘밀레피오리’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수입차업계에서 신차 출시 행사장에 향기를 접목한 첫 시도였다.

현대자동차는 아예 유명 향수 제조사 ‘피미니시’와 협업해 현대차 전시장 전용 향수 ‘챠밍블루’를 제작했으며 직영 전시장과 서비스센터 등으로 향수 비치 장소를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 측은 “쇼룸이 정신적 위안과 일상의 휴식을 주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는 데 발맞춘 마케팅”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진·정효진 기자 bright@donga.com
#조르조아르마니#향수#프리베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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