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재선]국내 산업계 영향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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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IT “지원확대 기대”
자동차-전자 “보호무역 긴장”

‘실리형 통상정책’을 앞세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자 국내 산업계는 어떤 영향이 있을지 계산기를 두드리느라 바빴다. 업종별 풍향은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경제단체와 전문가들은 “정보기술(IT), 신재생에너지, 철강 및 기계 산업은 대미(對美) 수출의 불확실성이 줄어들겠지만 전자기기와 자동차 분야는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는 추세여서 수출에 빨간 불이 켜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무역협회는 7일 보고서에서 “9월 양적완화 이후 제조업을 중심으로 미국 내수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향후 기계 및 설비 분야 수입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8월까지 미국의 한국산 철강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34.6% 늘었고 기계류 수입도 대표적인 자유무역협정(FTA) 수혜 품목인 밸브, 펌프, 공작기계를 중심으로 15.7% 증가했다.

오바마 정부가 1기에 이어 2기에도 신재생 및 대체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에너지 관련 산업도 호재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정부는 2020년까지 원유 순수입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풍력, 태양열, 바이오연료 등 대체에너지 산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KOTRA도 IT와 철강·기계 산업의 대미 수출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KOTRA는 “이번 대선 기간에 오바마 캠프의 산업별 후원금 가운데 IT 관련 분야가 1800만 달러로 두 번째로 높았다”며 “이는 향후 미국 정부의 IT산업 지원 확대를 암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의 IT산업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 만큼 한미 관련 기업 간 협력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자국의 제조업 기업과 일자리를 보호하기 위해 불공정 관행 등에 대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는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자동차, 전자기기, 섬유산업은 당분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KOTRA는 “미국 상무부가 최근 한국산 냉장고, 세탁기, 변압기 등에 관세를 부과하는 사례가 늘면서 올해 미국의 한국산 전자기기류 수입은 작년 동기보다 21.2% 하락했다”며 “향후 주요 교역국에 대한 수입 제재 조치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자동차는 원유 수입을 줄이기 위해 2025년까지 연료소비효율을 두 배로 높일 계획이어서 우리 자동차업계는 장기적으로 새로운 기술 장벽을 뚫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동석 KOTRA 시장조사실장은 “미국의 대(對)중국 통상압력은 단기적으로 한국 기업에 기회로 작용할 수 있지만 우리 산업계 역시 통상정책 전반에 걸친 보호무역 기조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고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신승관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정부는 수출 유관기관들과 함께 미국 차기 정부와의 중장기적인 외교·통상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실리형 통상정책#한국무역협회#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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