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시승기]근육질 포드는 잊어라! 민첩한 핸들링에 놀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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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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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코리아 ‘2013 올 뉴 이스케이프’


‘보디빌더의 커다란 덩치와 묵직한 근육….’

한국인이 생각하는 포드의 이미지가 이렇다고 말해도 크게 반대하는 이들은 없을 것 같다. 부드러운 곡선의 날렵한 이미지를 유독 선호하는 한국에서 포드가 힘을 쓰지 못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현대·기아자동차에 이어 생산량 기준 글로벌 6위인 포드는 10여 년 전만 해도 국내 수입차 시장의 8∼9%를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수입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3.8%까지 하락했다. 포드의 기존 이미지가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포드코리아가 최근 내놓은 ‘2013 올 뉴 이스케이프’는 기존 이미지에 정면으로 도전한다. 새로운 이스케이프를 본 첫인상은 ‘날렵하고 세련됐지만 튀지 않는’ 외관이다. 이날 서울 광진구 광장동의 워커힐 호텔에서 경기 포천시 신북면의 포천아트밸리까지 왕복 194km를 달렸다.

사실 포드가 이 차에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외관보다는 엔진이다. 세계적인 불황 속에서도 고유가가 지속되자 세계 자동차업계는 차체를 줄이고 에너지소비효율을 극대화하는 이른바 다운사이징 경쟁에 돌입했다. 포드 역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라면 으레 장착하던 2.5L 이상의 엔진 대신 1.6L와 2.0L 엔진을 달았다. 현대차의 아반떼에 들어갈 엔진이 싼타페 정도의 차량에 들어갔다고 보면 이해가 쉽다. 이날 텅 빈 도로에서 평균 시속 100km의 주행에서 이스케이프의 승차감은 비교적 만족스러웠다. 진동과 소음도 낮은 수준이다. 다만 이날 시승차가 1.6L 모델이다 보니 언덕길을 올라갈 때는 힘이 부족하다는 인상은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포천 일대의 호숫가와 꼬불꼬불한 산길을 달릴 때의 안정감과 운전대의 정확성은 도드라졌다. 회전할 때 각 바퀴를 독립적으로 제어하는 ‘토크 벡터링 컨트롤’과 가속을 조절하는 ‘커브 컨트롤’ 기능은 급격한 경사에서 차가 한쪽으로 쏠리는 것을 막아준다. 운전대 역시 운전자가 돌린 만큼만 정확히 움직였다.

‘기름을 많이 먹는 자동차’라는 이미지를 가진 포드는 이번 신차에 연료소비효율(연비)에도 상당히 신경을 썼다. 주행 중 체크한 계기반의 연비는 L당 8.2∼8.6km 수준으로 공인연비인 10.1km(복합연비 기준)에 못 미쳤지만 가솔린 엔진이 들어간 것치고는 괜찮은 편이었다.

평행주차를 돕는 ‘액티브 파크 어시스트’ 기능은 눈에 띈다. 주차 공간을 인지해 운전대를 스스로 조종하는 기능으로 운전자는 전·후진 기어를 바꾸고 페달만 밟으면 된다. 2.0L 모델은 스마트키를 갖고서 뒷 범퍼의 아래 공간을 발로 차는 시늉을 하면 트렁크 문이 자동으로 열리는 ‘핸즈프리 리프트게이트’ 기능을 갖췄다.

이 차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가격이다. 1.6L 전륜구동과 4륜구동은 각각 3230만 원과 3470만 원, 2.0L 4륜구동은 4105만 원이다. 성능이나 가격 면에서 국산 SUV나 수입 소형 SUV와 비교해 볼만하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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