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번엔 SNS 버블 터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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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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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그루폰-징가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기업들
매출 늘어도 주가 급락세 기대수익 거품 걷기 ‘홍역’

글로벌 정보기술(IT) 산업의 ‘새로운 젖줄’로 떠올랐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관련 비즈니스 모델이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SNS 분야의 대표주자들인 페이스북(소셜네트워크서비스) 그루폰(소셜커머스) 징가(소셜네트워크게임)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후발 주자들까지 휘청거리는 도미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IT업계는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 붕괴와 같은 현상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내놓고 있다.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의 소셜커머스업체인 그루폰의 가장 강력한 후원자였던 벤처캐피털 안드레슨 호로위츠의 마크 안드레슨 대표가 최근 510만 주의 그루폰 주식을 팔았다. 이를 신호탄으로 주요 투자자들도 잇달아 등을 돌리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안드레슨 대표는 1세대 웹브라우저인 넷스케이프를 개발한 인물로 영향력이 크다.

소셜커머스는 인터넷을 통해 일정 정도 고객이 모이면 제품 값을 파격적으로 할인해 판매하는 업체. 안드레슨에 이어 피델리티 매니지먼트앤드리서치 매버릭캐티털 등 주요 기관투자가들도 주식을 처분하면서 지난해 11월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상장한 그루폰의 시가총액은 1년도 안 돼 약 100억 달러(약 11조3200억 원)가 날아갔다. 그루폰을 이용해 매출을 올리려 했던 판매 업체들도 예상보다 이익이 나지 않자 점점 소셜커머스를 떠나고 있다.

페이스북의 주가가 연일 최저가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징가도 지난해 12월 상장한 이후 주가가 70% 가까이 하락해 투자자들을 공황 상태로 몰아넣고 있다.

이처럼 SNS 업체들이 일제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비즈니스 모델의 지속성장 가능성이 충분히 검증되기 이전에 투자 회수를 위해 서둘러 상장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 안드레슨 대표는 지난해 초 투자를 하면서 그루폰에 수차례 주식 상장을 미룰 것을 권고했으나 그루폰 경영진은 상장을 강행했다.

2000년대 초반 버블닷컴 붕괴 때와 다른 점은 SNS 업체들이 꾸준히 매출을 올리고 흑자경영을 지속하고 있는데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당초 SNS 비즈니스 모델에 걸었던 기대수익이 너무 지나쳤음을 투자자들이 서서히 깨닫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웨드부시증권의 마이클 패처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소셜네트워크 업체의 거품이 빠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으며 그동안의 과대평가에 대해 혼란에 빠져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2차 닷컴버블 붕괴 현상’이 현실화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맞선다. 일각에서는 2000년대 초반 혼란의 와중에도 아마존 구글 등이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생존했듯 현재 SNS 업체들도 살아남기 위한 각고의 노력이 결실을 거둘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소셜네트워크#버블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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