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구제역 공포’ 극복 한국 방역기술 수출한다

  • Array
  • 입력 2012년 8월 22일 03시 00분


코멘트

베트남 등 3개국과 협약

2년 전인 2010년 12월, 전국이 구제역 공포에 휩싸였다. 경북 안동에서 시작된 구제역은 전국으로 퍼지며 이듬해 봄까지 가축 996만 마리를 매몰하고서야 진정됐다. 당시 ‘공포’였던 구제역과 싸웠던 한국의 방역능력이 이제 ‘노하우’가 되어 해외로 전파된다.

농림수산식품부는 베트남 호찌민에서 세계식량기구(FAO)와 함께 베트남 구제역 방역을 위한 국가이행계획을 확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는 베트남 구제역 방역에 국제기구와 함께 한국이 앞장선다는 의미를 지닌다.

이번 사업은 베트남뿐 아니라 라오스 캄보디아 등 인도차이나 3개국의 구제역 예방에 한국과 FAO가 함께하는 사업의 일환이다. 농식품부는 이에 앞서 7일 라오스와 동일한 계획을 수립했고 9월에는 캄보디아와 관련 협약을 맺을 계획이다.

이번이 한국 구제역 방역기술의 첫 ‘수출’ 사례는 아니다. 가축 방역을 총괄하는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는 지난해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함께 300만 달러의 예산을 들여 미얀마에 구제역 진단실험실을 신축하고 관련 전문가를 파견해 구제역을 막는 방법을 교육했다. 이 밖에도 검역본부에는 아시아 개발도상국 당국자들을 대상으로 한 식물검역, 국경검역 초청 연수가 계속되고 있다.

한국산 방역기술이 동남아시아 각국에 전파되는 이유는 한국의 풍부한 현장경험과 뛰어난 기술 노하우 등 두 가지다. 최근 미얀마 현장에 파견됐던 정충식 검역본부 용인가축질병방역센터장은 “대규모 구제역과 조류독감(AI)을 겪어 가장 많은 방역 현장경험을 지닌 나라가 한국”이라며 “그 때문에 꾸준히 방역기술 전수 요청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특히 동남아 각국이 자국 실정과 맞지 않는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 선진국보다 한국의 방역 경험에 관심이 많아 먼저 적극적으로 기술 이전 요청을 하는 편이다.

구제역이 확인됐을 때 신속하게 도살처분하고 예방하는 ‘속도전’도 한국이 동남아 각국에 전파하는 구제역 방역 노하우 중 하나다. 정병곤 검역센터 질병관리과장은 “구제역을 발견했을 때 어느 정도 지역에서 어떻게 도살처분에 들어가는지 등의 표준운영지침은 한국이 잘 정비돼 있다”며 “이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검역기술 이전을 요청하는 나라도 있다”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구제역#방역기술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