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총수 기업지배 심화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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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0.9%로 줄었지만 계열사 등 합친 내부지분 55.7%로 22년만에 최고

국내 상위 10대 대기업 집단(그룹)의 내부지분이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내부지분은 전체 계열회사의 지분 가운데 총수와 총수 일가, 계열회사가 갖고 있는 지분이다. 내부지분이 높아졌다는 것은 총수의 영향력이 세졌다는 뜻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일 63개 그룹의 주식 소유현황(4월 12일 기준)과 지분도(圖)를 발표했다. 지분도는 공정위가 올해 처음 작성해 공개한 것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총수가 있는 상위 10대 그룹의 내부지분은 55.7%로 지난해(53.5%)보다 2.2%포인트 상승했다. 1990년 이후 최고치로 2009년 출자총액제한제도가 폐지되기 전인 2008년 48.3%에 비해 7.4%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반면 현 정부 출범 첫해인 2008년 1.1%였던 10대 그룹의 평균 총수지분은 0.9%로 줄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대기업 집단의 외형이 급격히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총수 및 일가의 지분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또 삼성과 현대자동차 등 15개 그룹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 정치권이 지배구조 개혁대상으로 지목하고 있는 ‘환상(環狀)형 순환출자구조’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이 밖에 “총수가 있는 43개 그룹의 평균 출자구조는 4.4단계로 나머지 대기업 집단(1.8단계)보다 구조가 복잡했다”고 밝혔다.

한편 강석구 대한상공회의소 기업정책팀장은 대기업 집단의 내부지분 상승에 대해 “잇따른 경제위기로 외부 투자를 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신규 사업에 진출하다 보니 계열사 간 투자가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대기업#그룹 총수#기업지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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