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기반 中企’에 일자리 해법 있다]<下>대기업 없이 고용 창출, 함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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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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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망-지자체 지원 큰 힘”… 일자리 年12.6% 쑥

BHI 직원들이 화력발전소 보일러 패널에 들어갈 튜브 위에 올라가 마지막 용접작업을 하고 있다. BHI 제공
BHI 직원들이 화력발전소 보일러 패널에 들어갈 튜브 위에 올라가 마지막 용접작업을 하고 있다. BHI 제공
삼성, 현대자동차, LG와 같은 대기업이 없는 곳에서도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을까. 경남 함안군은 이런 물음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제시한다. 함안군에서는 2004년 말부터 5년 동안 6600여 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겨났다. 이 가운데 1800여 개가 지식기반기업에서 나온 것이다. 전체 일자리 증가율은 연평균 5.7%였지만 지식기반기업 일자리는 12.6%씩 늘어났다.

남해·중부내륙고속도로가 지나고 김해공항이 근처에 있는 등 교통망이 좋은 점, 마산·창원지역의 산업이 팽창한 덕을 보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이점을 잘 살려낸 공신은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중소기업들이었다. 도로 곳곳에 산업단지 공사가 한창인 함안. 7일 그 현장을 찾아갔다.

○ 꾸준한 연구개발로 목표 매출 1000억 원 기업으로 성장

함안군 함안대로 중간에 자리 잡은 옥산IMT. 1만 m² 규모의 공장에서 자동차 전자산업 및 철강산업, 플랜트산업 등에 쓰이는 열처리 설비 생산이 한창이었다. 이민철 품질보증팀 차장(40)은 “일반 금속재료에 열을 가해 원하는 기계적 성질을 얻게 하는 열처리 설비가 이 공장의 핵심기술”이라고 설명했다.

1995년 종업원 20명의 ‘옥산 철강’으로 시작한 옥산IMT는 지난해 약 4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5년까지 매출 1000억 원 달성이 목표다. 특히 2005년 공장 확장을 통해 외연을 크게 늘렸다. 당시 종업원 수도 90여 명으로 늘었고 매출도 137억 원에서 246억 원으로 증가했다.

재료연구원과 공동으로 지난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티타늄을 한 번에 2t 규모로 생산했고, 부산대와 공동연구를 통해 에너지 절약형 철광석 소결로 개발에도 성공했다.

○ 폐열회수 보일러 발전용량 세계 2위, 국내 1위 시장점유율

함안에 있는 중견기업 BHI는 코스닥 시가총액 60위 업체로, 산업용 보일러를 만든다. 산업용 보일러의 매출 비중이 여전히 높지만 복수기, 열교환기 등으로 추가적인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공장에서는 화력발전소에 사용되는 폐열회수 보일러 제작을 위한 튜브 용접이 한창이었다. 폐열회수 보일러는 열교환기로 물을 기체로 만들면서 생산한 에너지로 발전기를 작동하게 한다.

1998년 종업원 7명으로 시작한 BHI는 현재 외주 인원을 뺀 종업원 수만 370명이다. 지난해 2389억 원 매출에 90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세계적 발전설비 백서 ‘매코이 보고서’ 초판에 따르면 BHI는 지난해 총 2558MW에 이르는 폐열회수 보일러를 수주해 발전용량 세계 2위, 국내 1위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했다. 노승표 기획그룹 과장(33)은 “글로벌 엔지니어링 기업인 ‘포스터 휠러’와 라이선스를 체결해 품질과 설계능력도 검증받았다”고 말했다.

지자체의 아낌없는 지원은 이런 중소 중견기업들의 자양분이 되고 있다. 올해 기업들을 위한 기반시설 지원 사업비만 10억 원이다. 함안군은 2014년까지 ‘원스톱 비즈플라자’를 완공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중소기업 홍보센터, 수출상담장, 창업아카데미 등이 들어서 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더욱 힘을 보탤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함안=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함안#B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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