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립식 펀드는 필수… 나를 알고 투자 나서야 실패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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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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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4대 증권사 여성 마스터PB 4인의 재테크-노후 준비

4대 증권사의 여성 마스터PB들은 “먼저 자신의 투자성향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왼쪽부터 백혜진 삼성증권 마스터PB, 이경민 대우증권 마스터PB, 임민영 한국투자증권 마스터PB, 최승희 우리투자증권 PB팀장.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4대 증권사의 여성 마스터PB들은 “먼저 자신의 투자성향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왼쪽부터 백혜진 삼성증권 마스터PB, 이경민 대우증권 마스터PB, 임민영 한국투자증권 마스터PB, 최승희 우리투자증권 PB팀장.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50대 나이에 금융자산 몇억 원은 결코 많지 않아요. 아이 결혼시키고 나면 남는 게 없어요.”(임민영 한국투자증권 마스터PB)

“맞아요, 100세 시대를 생각하면 은퇴 시점의 ‘베이비부머’도 일부 자산은 과감히 투자해야죠.”(최승희 우리투자증권 PB팀장)

“하지만 스트레스도 비용이에요. 손해를 볼까 봐 밤잠을 설치는 스타일이라면 주식 투자를 줄여야죠.”(백혜진 삼성증권 마스터PB)

“역시 자신의 성향 파악이 우선인 것 같아요.”(이경민 대우증권 마스터PB)

대형 증권사마다 30명 안팎의 ‘마스터 PB(프라이빗 뱅커)’들이 활동한다. 이 가운데 여성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적지만 자산 관리의 내공은 누구 못지않다. 대우 삼성 우리투자 한국투자 등 국내 4대 증권사의 여성 마스터PB 4명이 이달 초 한자리에 모여 노후 준비 방식과 투자 노하우를 공개했다.

○ “적립식, 지수형 상품에 투자”

이들은 모두 재테크의 한 부분을 ‘적립식 펀드’로 채웠다. 운용을 전문가에게 맡기고 매달 일정액을 넣는 방식을 재테크의 기본으로 꼽은 셈이다. 적립식으로 투자할 펀드로는 상장지수펀드(ETF), 일반 주식형, 혼합형 등을 골고루 선택했다. 이경민 PB는 안정적이며 장기 수익률이 좋은 ETF를 먼저 꼽았고 최승희 PB는 여기에 혼합형 펀드를 덧붙였다.

4명 모두 적립식 펀드를 꼽았지만 저마다 눈에 띄는 독특한 투자 대상이 있었다. 최 PB는 노후 준비를 위한 변액연금을, 임민영 PB는 주가연계증권(ELS)을, 이 PB는 국공채에 주로 투자하는 랩어카운트 상품에 투자하고 있었다. 백혜진 PB의 재테크 방법은 평범하면서도 특이했다. 적립식 펀드, 지수형 ELS, 일반 주식, 현금 등 4곳에 25%씩 분산했다. 백 PB는 “고객에게 주식을 권하려면 나도 일반 주식에 투자해 봐야 한다”며 “주로 정보기술(IT) 부품주와 모바일주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개별 종목보다는 지수(인덱스)에 더 비중을 두는 점도 이들의 공통된 특징이었다. 최 PB와 이 PB는 지수형 펀드, 임 PB와 백 PB는 지수형 ELS에 각각 투자하고 있었다. 개별 종목보다는 투자 위험이 적으면서도 수익률은 양호하기 때문이다.

○ 베이비부머, 성향부터 파악하라

이들은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들에게 “투자전략이나 상품 찾기에 앞서 자신의 성향부터 파악하라”고 조언했다. 투자한 뒤 겪을 스트레스 자체가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이라는 뜻이다. 이 PB는 “금융자산 전부를 위험자산인 주식에 투자해 놓고는 ‘삼성전자 현대차 포스코 등에만 투자했으니 나는 안정지향 투자가’라고 착각하는 분도 있다”고 소개했다. 이 때문에 이들은 PB의 역할을 ‘고객의 인내심 수준에 맞춰 자산을 배분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고객의 성향을 잘 아는 PB가 투자전략도 잘 짤 수 있다는 뜻이다.

100세 시대를 맞아 은퇴 준비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 PB는 “과거 안전 자산의 비율을 40대는 40%, 50대는 50% 등으로 추천했으나 고령화 속도를 볼 때 변해야 한다”며 “50대에도 공격형 투자 비중을 60%로 높이거나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수익률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은퇴 후 ‘새 월급통장’을 만드는 방법으로는 즉시연금이나 월지급식 상품을 추천했다. 다만 부동산으로 임대소득을 얻고 있다면 월지급식 투자는 줄여도 된다고 했다.

○ 젊은층, 커피 값으로 미래 준비하라

자산관리 전문가이지만 이들도 후회는 있었다. 연금 가입을 보다 일찍 시작하지 않았거나(최 PB), 삼성전자 주식을 매달 한 주씩 사라는 선배 조언을 듣지 않았던(이 PB) 때늦은 탄식이었다.

이 때문에 이들은 20, 30대에게 ‘카페라테 효과’를 얘기했다. 커피 한 잔 값이 별것 아닌 듯 보여도 모이면 은퇴 준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산 증식의 밑천 마련을 위해 소액이나마 적립식 투자를 시작하고 절세형 장기상품과 연금은 꼭 가입하라고 이들은 한목소리로 당부했다. 은행 상품도 금리가 낮다고 무조건 외면하지 말라고 했다. 은행별로 소득이 일정 규모 이하인 20, 30대만 가입할 수 있는 적금형 상품은 가입할 만하다고 추천했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펀드#금융자산#재테크#노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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