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보직’이라는 금통위원 누가 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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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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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 중 최대 4명 교체

매달 주요 통화신용정책을 심의, 의결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달 중 최대 4명의 새 식구를 맞게 된다. 현재 6명의 금통위원 중 김대식 최도성 강명헌 위원 등 3명의 임기가 20일 끝나고 현재 공석(空席)인 대한상공회의소 추천 위원의 임명도 임박했기 때문이다. 금융계에서는 신임 금통위원이 누가 될지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다. 자천타천으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사람만 10여 명에 이른다.

한은은 새 금통위원 인선을 위해 해당 기관에 인사 추천을 의뢰해 둔 상태다. 한은 총재와 부총재는 당연직으로 금통위원에 들어가고, 나머지 5명은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대한상의, 전국은행연합회의 추천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게 돼 있다. 한은 관계자는 12일 “아직 각 기관에서 추천이 들어오지 않았다”며 “새로 임명될 금통위원이 몇 명이 될지, 또는 언제 임명될지는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법적으로는 각 기관의 추천을 받아 임명되지만 이는 형식에 불과하고 청와대의 의중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금융계 인사들의 주장이다.

새 금통위원으로 거론되는 인사는 학계에서는 민상기 서울대 교수, 하성근 한국경제학회장, 이종화 고려대 교수(대통령실 국제경제보좌관), 김태준 전 금융연구원장 등이 있고 한은 및 정부 출신 인사로는 이승우 예금보험공사 사장, 김윤환 금융연수원장, 이성한 국제금융센터 원장 등이 꼽힌다. 최근 곽승준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이 유력하다는 일부 언론 보도가 있었지만 청와대가 강력 부인했다.

금통위원 인사에 유독 관심이 높은 것은 이 자리가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꽃보직’이기 때문이다. 금통위원의 연봉은 기본급 2억3000만 원을 포함해 3억 원이 넘고 사무실과 개인비서, 대형 승용차가 나온다. 또 4년 임기가 법적으로 보장돼 정권이 바뀌어도 국적 상실, 심신 장애 등 특별한 사유가 아닌 한 해임되지 않는다. 권한도 막강해서 매달 기준금리 결정으로 수백조 원에 이르는 시중의 돈을 주무를 수 있는 자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통위원이 되겠다고 손 든 사람이 한은 정문부터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까지 줄 서 있다’는 농담도 있다”고 전했다.

보수와 권한은 많고, 업무 부담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통위원직에 대한 보상과 대우를 낮추고 전문성과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금통위원의 보수가 좋아지면서 정권이 보상해주는 자리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며 “상임위원과 비상임위원을 섞어 금통위의 독립성과 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한국은행#금융통화위원회#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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