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Economy]IMF‘위안화 저평가’ 기조 바뀔 조짐…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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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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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중국의 위안화 환율을 평가하면서 ‘저평가되어 있다’는 지난 수년간의 기조와는 다른 결론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이 최대 지분을 갖고 있고 미 달러화 체제의 한 축을 이뤄온 IMF가 미국이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현안에 대해 의견을 달리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IMF가 최근 위안화가 ‘현저하게(substantially)’ 저평가되어 있는지를 다시 분석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30일 보도했다. IMF는 17일에는 위안화가 지난해 과거보다 더 빠른 속도로 절상됐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IMF의 평가 결과는 수개월이 지난 후 나올 예정이지만 미국의 주장처럼 ‘상당히 저평가되어 있기 때문에 절상이 필요하다’는 수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많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WSJ는 “IMF가 ‘단지 저평가되어 있다’는 정도의 완화된 평가만 나오더라도 올해 대선을 앞두고 미국의 대선 주자들이 위안화 환율에 대해 강도 높은 공격을 펼치려는 기세는 꺾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IMF의 위안화에 대한 기조 변화는 지난해 7월에 나온 자체 보고서와 다르다. IMF는 당시 발표한 중국 리포트에서 위안화가 최대 23% 저평가되어 있다고 밝혔다. IMF는 미국과 중국 간에 위안화 환율을 놓고 논쟁을 벌일 때 세계은행과 함께 ‘저평가되어 있다’는 입장을 주로 나타내 중국의 원성을 사 왔다.

2008년 하반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 경제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중국이 국제 금융체계 개혁의 목소리를 높이면서 IMF를 주 타깃으로 삼은 것도 미국 편을 들고 있다는 피해의식 때문이었다. 2010년 11월 IMF 이사회에서 조정된 IMF의 지분에서 미국은 17.41%로 1위국이다. IMF 주요 안건의 의결 요건이 85%라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만이 비토권을 갖고 있다.

그런 IMF가 미국과 의견을 달리할 경우 미국과 달러화의 위상이 추락하는 단면을 보여준다는 해석이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27일 “위안화는 여전히 저평가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IMF의 기조 변화 조짐에 대해 에스와르 프라사드 전 IMF 경제분석가는 “위안화 환율 수준이나 외환보유액 증가 속도, 무역수지 추이 등 여러 지표가 저평가되어 있다고 주장할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중국의 위상 강화와 함께 IMF에 대한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것이 위안화 환율에 대한 기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관측했다.

지난해 7월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의 선임에는 중국의 지지가 큰 몫을 했으며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의 주민(朱民) 부행장이 처음으로 IMF의 부총재로 선출됐다.

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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