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빚 많은 공공기관, 6개월마다 사업별 결산 공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LH-코레일 등 10곳 상반기 지정
재무구조 사업별로 한눈에 알게

정부가 토지주택공사(LH), 철도공사 등 부채규모가 큰 주요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사업별로 회계를 구분해 연 2회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LH의 보금자리주택 사업 손익, 철도공사의 KTX 노선별 수익 등을 국민 누구나 파악할 수 있게 돼 해당 공공기관의 임직원들이 부채관리에 더 신경을 쓰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의도다 .

2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재정부는 부채규모가 크고 재무구조가 건전하지 않은 대형 공공기관 10여 개를 상반기 중 선정해 올해 안에 사업별 구분회계와 반기별 결산을 하도록 하고 이를 공공기관 경영공시 홈페이지인 ‘알리오’에 올릴 예정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현행 규정만으로는 공공기관의 재무구조를 파악하기에 한계가 있다”며 “사업별 구분회계가 이뤄지면 부채의 원인이 되는 사업을 보다 명확히 가려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도 기획재정부가 지정한 공공기관은 홈페이지에 재무제표를 공시할 의무가 있지만, 사업별 회계구분 없이 연 1회, 회사 전체에 대한 재무상황만을 올리게 돼 있다. 이 때문에 공시된 회계장부만 봐서는 어떤 사업에서 이익이 나고 어디에서 적자가 발생하는지 파악하는 게 불가능하다. 한국거래소 상장사가 연 4회, 사업별 재무제표를 공시하는 것과 비교해도 훨씬 느슨하다.

사업별 구분회계가 이뤄질 경우 토지주택공사(LH)는 세종시 조성사업, 보금자리사업, 임대주택사업 등 개별 사업의 재무제표를, 철도공사는 노선 및 열차별 매출과 영업이익 현황을 파악하는 게 가능해진다. 재정부는 우선 재무구조 문제가 심각한 LH, 철도공사, 한국전력, 석유공사, 도로공사, 가스공사, 수자원공사 등 10여 개 공공기관을 상세 공시 기관으로 지정해서 이 제도를 도입하고 성과에 따라 이를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해당 공공기관의 적자를 키우는 사업에 대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향후 실적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반영할 계획이다.

재정부에 따르면 2010년 말 기준 국내 공공기관 부채총액은 386조6000억 원으로 전년대비 13.2% 증가했다. 이는 자산증가율(10.7%)을 앞서는 수준이고 2005년 대비로는 131.7%나 늘어난 규모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