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덩어리 면세점… 한국 ‘쇼핑허브’ 용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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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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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면세점 소공점이 국내 면세점업계 사상 최초로 단일 점포 매출 1조 원 시대를 열었다.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면세점 매출이 크게 늘어나면서 업체마다 매장 확대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이 아시아의 쇼핑허브로 떠오를 날이 머지않았다”는 들뜬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16일 소공점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2.8% 늘어난 1조230억 원으로 국내 면세점 사상 처음으로 단일 점포 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
2008년 매출액이 5000억 원도 안 됐던 점을 감안하면 3년 만에 두 배로 매출이 늘어난 셈이다. 롯데면세점의 전체 매출액도 지난해 2조7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7.4% 증가했다.

이처럼 롯데면세점의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은 단연 중국인 관광객 증가 덕분이다. 자국의 높은 관세를 피해 싼 값에 명품을 사려는 이들이 ‘짝퉁(가짜 제품)’을 취급하지 않는 한국 면세점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원전사고와 엔화 강세도 중국인 관광객의 발걸음을 한국으로 돌리는 데 한몫했다. 중국인 관광객을 붙잡기 위해 2009년 상하이, 지난해 베이징에 잇달아 사무소를 열고 관광 상담을 벌이는가 하면 최근 500달러 이상 구매한 외국인에게 한류 스타의 사진이 인쇄된 텀블러, 와인 증정행사를 벌인 롯데면세점의 공격적 마케팅도 주효했다.

김주남 롯데면세점 마케팅팀장은 “전체 매출에서 중국인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8%에서 지난해에는 15%로 크게 늘었다”며 “내국인 대상 매출이 경기침체 여파로 10%가량 줄어들었지만 중국인 대상 매출 증가가 이를 상쇄하고도 남았다”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의 면세점인 ‘에어스타 애비뉴’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6.7% 증가한 15억3000만 달러(1조6987억 원)를 기록해 두바이공항 면세점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섰다. 이 역시 지난해 중국인 입국자가 222만 명으로 전년 대비 18.4% 증가한 덕분이다.

전 세계 공항면세점 중 최초로 신라면세점이 루이뷔통을 입점시킨 것도 인천공항 면세점의 약진에 큰 기여를 했다. 지난해 루이뷔통의 하루 평균 매출은 3억∼3억5000만 원가량으로 연간 매출로 환산하면 1000억 원을 훌쩍 넘는 수준이다. 루이뷔통 매장의 이 같은 판매 호조에는 지난해 1인당 소비액이 70%가량 늘어난 중국인 관광객의 영향이 컸다. 루이뷔통 효과에 힘입어 지난해 신라면세점의 매출은 전년 대비 17% 오른 1조7000억 원(증권업계 추정)을 기록하기도 했다.

면세점업계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잡기 위해 치열한 확장 경쟁을 벌이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백화점의 9∼10층(7603m²)만 사용하던 소공점을 연초 8581m²로 늘렸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11층 식당가를 면세점으로 바꾼 것이다. 또 상반기(1∼6월) 중 백화점의 10층(4100m²) 한 개 층만 사용하는 롯데월드점을 9층(1652m²)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워커힐면세점은 상반기에 워커힐 쇼를 진행하는 ‘워커힐 시어터’를 면세점과 카지노로 리모델링하는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 공사가 마무리되는 내년에 맞춰 기존 매장도 보수할 계획이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송인광 기자 l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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