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스페셜]CSV, 정확한 측정이 성패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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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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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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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와 종합편성TV 채널A는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를 초청해 12월 6일 서울 광진구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동아비즈니스포럼 2011’(www.dongaforum.com)을 개최한다. 이번 포럼의 주제는 기업의 공유가치 창출(CSV·Creating Shared Value)이다. CSV는 기업이 수익을 내면서도 환경, 빈곤, 양극화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도 함께 해결해 자본주의의 근본적 갈등을 해소하고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자는 새로운 개념이다.

이번 포럼을 주관하는 DBR(동아비즈니스리뷰)는 기업들이 CSV 활동을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공유가치 성과 측정 방법론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어떤 활동을 통해 성과를 내려면 성과 측정 방법이 미리 규정돼야 한다. 따라서 성과 측정은 CSV 확산에 매우 중요한 요소다. DBR 93호(11월 15일자)에 실린 CSV 성과 측정 방법론을 요약한다.

○ 네슬레의 CSV 성과 측정 사례


네슬레는 핵심성과지표(KPI)를 직접 개발해 CSV 활동 성과를 측정하고 있다. 예를 들면 네스프레소의 원두를 생산하는 프로그램인 에콜래버레이션(Ecollaboration)은 2013년까지 ①열대우림동맹 인증 농가로부터 80%의 원두를 수급 ②캡슐 커피 머신에 사용하는 캡슐의 75% 수준까지 재활용 가능한 시스템 구축 ③캡슐 커피 머신으로 내리는 커피 한 잔당 탄소배출량을 20%까지 감축 등 3가지 목표를 내세웠다. 또 과테말라를 비롯한 남미의 커피 농가에 농업 기술과 친환경 농장 경영 기법, 금융 서비스를 적극 지원해 농가 소득 증대와 일자리 창출 같은 사회적 성과를 만들어 냈다. 이러한 성과는 양질의 커피 원두 공급, 제품 생산 원재료 비용 절감 등의 경제적 이익을 가져왔다. 네슬레는 매년 글로벌 CSV 포럼을 개최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에게 공유가치 성과를 전달하고 피드백을 청취한 후 지속적으로 성과지표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공유가치 측정 도구


시스코는 유엔 산하 기관들 및 지역 비정구기구(NGO)와의 협력으로 지역 주민에게 네트워크 기술을 교육하는 ‘시스코 네트워킹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1997년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약 3억5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그 결과 최빈국 40개국을 포함해 165개 지역에 아카데미를 설립했고 400만 명이 넘는 수강생을 배출했다. 여기까지는 쉽게 성과를 측정할 수 있다. 하지만 최종적인 공유가치를 측정하려면 앞서 얻은 산출물을 통해 사회가 어떻게 변했는지까지 파악해야 한다. 시스코 네트워킹 아카데미 졸업자들은 습득한 네트워크 기술을 활용해 50% 이상이 새로운 직장을 얻거나 승진해 소득이 늘어났다. 사회적 영향은 이를 통화 가치로 환산해 얻을 수 있다. 네트워크 기술인력 시장을 만들어냄으로써 시스코가 얻게 된 재무적 성과를 환산해 보면 좀 더 정확한 CSV 성과 측정이 가능해진다.

현재 CSV 성과 측정에 활용할 수 있는 도구로 다음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순위 시스템이다. 이는 주로 여러 종목이나 기업, 사업을 비교하기 위해 활용된다. 순위 시스템은 일반적인 기업 신용평가에서 활용하는 방식처럼 기업들의 사회적 성과 수준이나 공유가치의 상대적인 크기를 투자자나 평가자에게 전달한다. 대표적인 순위 시스템 사례는 사회적 활동 인증기관인 ‘B Lab’이 일반적인 기업보다 높은 수준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에 부여하는 ‘B Corporation’이라는 브랜드 인증을 들 수 있다. 산업과 규모에 따라 60∼170개의 질문으로 구성된 평가 설문에 기업 관계자가 응답하고 증빙 서류를 제출하면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 지역사회, 환경, 소비자, 임직원이라는 5개의 영역에서 5점 척도로 별점을 부여한다. 이를 통해 일정 기준을 넘어선 기업에는 ‘B Corporation’이라는 이름의 브랜드를 인증하고 각종 법률 및 회계, 정보기술(IT)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둘째, 평가 시스템이다. 순위 시스템과 비교해 평가 시스템은 성과의 절대적 수치를 산출하는 데 적합하다. 일반적으로 통화, 숫자, 기간 같은 정량적이고 절대적 수치들로부터 성과 분석 결과를 산출하는 게 평가 시스템의 목표다. 전 세계 각지의 기업들과 재단, 공공기관들이 각자의 논리와 방식을 적용해 활용하는 사회적 투자 수익률(SROI·Social Return on Investment) 원리가 대표적인 예다. SROI는 투자를 통해 얻어지는 사회적 성과를 절대적 수치로 분석해 비율로 표현한 값이다. 평가 결과에 대한 해석은 경영자나 투자자, 이해관계자들의 판단 기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셋째, 관리 시스템이다. 관리 시스템은 경영 활동이나 투자 포트폴리오 관리 활동의 성과들을 지표화해 정보를 수집하고 관리함으로써 경영상의 시사점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한다. 최근 록펠러재단과 어큐먼펀드, B Lab이 주도하고 딜로이트와 PwC 같은 대형 회계법인들이 기술을 지원해 개발하는 IRIS(Impact Reporting & Investment Standards)가 대표적인 임팩트 회계 기준이다.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공동대표  
박동천 임팩트스퀘어 공동대표  
정리=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동아비즈니스리뷰(DBR) 93호(2011년 11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개인 구독 문의 02-721-7800, 단체 구독 문의 02-2020-0685

아이디어 수집-활용 방안

▼ MIT슬론매니지먼트리뷰/개방형 혁신: 외부 아이디어 ‘정찰자’와 ‘연결자’를 활용하라


기업은 아이디어를 먹고 자란다. 그래서 많은 기업은 외부의 아이디어를 수집하는 ‘정찰자’를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외부 아이디어를 찾아냈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정찰자’가 찾아온 아이디어가 제품 제작으로 이어지도록 다리를 놓는 ‘연결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수집된 아이디어를 검증하고 선택해서 다음 단계로 넘겨주는 아이디어 연결자는 제품 개발 부서 관계자들과 끈끈한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기업이 아이디어 정찰자와 연결자를 활용해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제안한다.

성공 후엔 위기 대비를…

▼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성공 후에도 분석하라, 내리막길을 피하려면…


2008년 10월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의회에서 “기존 금융 모델이 실패한 데 충격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금융 시스템이 거의 붕괴된 2008년이 오기 전까지 그는 미국 역사상 가장 뛰어난 FRB 의장으로 추앙받았다. 그가 과감하게 금리를 인하했기 때문에 전 세계는 유례없는 장기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이후 재앙이 찾아왔다.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한파가 세계를 강타했다. 그는 과거 성과에 취해 성공의 내용과 원인을 꼼꼼히 분석하지 않은 탓에 위기의 징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어느 때보다 자신감이 충만할 때 냉철하게 성공 원인을 집중 분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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