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美시장 다 뺏길라” 대만 화들짝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20일 03시 00분


코멘트

관세 환급대상 확대 등 한미FTA 4대 대응책 발표

올해 7월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데 이어 이달 12일 한미 FTA 이행법안이 미국 의회를 통과하자 대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한국과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는 대만의 관련 업계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9일 중국시보, 연합보 등 대만 현지 언론과 KOTRA 등에 따르면 지난해 대만의 대미(對美) 수출액은 총 344억1900만 달러다. 이 중 28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라 세금이 면제되는 품목은 전체의 66% 정도인 225억7900만 달러 규모. 이를 뺀 나머지 34% 정도의 품목은 한미 FTA 체결로 매년 30억 달러의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 측은 내년 초 한미 FTA가 발효되면 대만의 섬유, 기계, 플라스틱, 화학, 광학, 자동차 부품 등의 산업이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섬유와 의류 수출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이 섬유와 의류에 붙이는 평균 관세율이 10∼20%로 높기 때문이다. 외국 투자자본이 대만 대신 한국을 택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만 경제부는 미 의회가 한미 FTA를 비준한 다음 날인 13일 “미국이 대만과 FTA를 체결할 의향이 있기만 하다면 어떤 의제에 관해서든 협상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현지 언론을 통해 밝혔다. 또 △한국 경쟁 제품과의 차별화 장려 △관세 환급대상 확대 △대만산 제품 수출 지원 △EU, 미국 등 다른 나라와 FTA 추진 등을 뼈대로 하는 ‘한미 FTA에 맞서는 4대 정책내용’을 발표하기도 했다.

대만 경제부 국제무역국은 한미 FTA에 따른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다음 달 자국 수출기업들과 대규모 좌담회를 열 예정이다. 기계와 플라스틱원료 분야의 대만 업체들은 “한국이 미국과 EU를 선점한 만큼 중국시장에서만큼은 우리가 우위를 점하자”며 중국과의 양안(兩岸) 경제협력기본협정(ECFA) 후속협상을 신속히 진행할 것을 정부에 주문하고 있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