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기업 48% “환율 급등 피해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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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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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의, 297곳 설문… 中企는 제품에 가격 상승분 반영 못해 타격 커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비해 환율 급등에 따른 피해를 더 많이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과 수직적인 납품관계로 묶여 있는 상당수의 중소기업이 환율 변동에 따른 원자재값 상승분을 가격에 반영하기 힘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원자재나 중간재를 수입해 제품을 만드는 기업 297개(중소기업 204개, 대기업 93개)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48.5%가 ‘환율 급등으로 경영상의 피해를 보았다’고 답했다”고 10일 밝혔다. ‘수입단가 상승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가 경영 악화의 주요인이라고 답한 기업들이 68.2%로 가장 많았고, 이어 ‘환차손’(57.4%)과 ‘외화대출금 이자부담’(3.7%) 등의 순이었다.

환율 상승으로 커진 원자재 값 부담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여지는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이 훨씬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수입단가 상승분의 30% 이상을 가격에 반영한 대기업은 전체의 15.1%인 반면 중소기업은 4.4%에 그쳤다. 대기업의 납품단가 인하 압박을 상시적으로 받는 중소기업으로선 원자재 값 상승분을 가격에 고스란히 반영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상대적으로 내수 비중이 더 높은 점도 환율이 오르는 시기에 중소기업을 힘들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이 높아지면 수출기업들은 해외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높아지는 긍정적 효과를 거두지만 내수기업들은 이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한상의 조사에 따르면 ‘환율상승에 따른 피해가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내수기업은 59.2%(‘큰 피해’ 9.2%, ‘다소 피해’ 50.0%)였으나 수출기업은 37.2%(‘큰 피해’ 5.5%, ‘다소 피해’ 31.7%)로 조사돼 대조를 이뤘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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