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용쇼크로 코스피 폭락… 한국 고용상황 긴급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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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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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률, OECD 최저지만 일자리 質이 문제

미국의 8월 신규고용이 66년 만에 처음으로 제로(0)를 기록하면서 국내 고용지표에 대한 관심도 새삼 높아지고 있다. 5일 코스피가 미국 고용쇼크 여파로 4.39%나 폭락하면서 고용지표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을 다시 보여줬기 때문이다. 겉으로 드러난 한국의 고용지표는 미국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탄탄하다. 하지만 청년실업, 비정규직 문제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경기가 조금이라도 나빠지면 언제라도 ‘일자리 대란’이 불거질 개연성은 매우 높다는 관측이다.

○ 33만 신규고용 목표 달성은 무난할 듯

통계청에 따르면 7월 기준 국내 취업자 수는 총 2363만6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3만5000명 늘어났다. 전체 경제활동인구에서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인 고용률은 60%에 달하고 실업률은 3.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10년 새로 창출된 일자리는 32만3000개, 올 1∼7월 신규 일자리 수는 40만1000개에 이른다. 반면 미국은 8월 민간부문에서 취업자 수가 1만7000명 늘었지만 지방정부가 재정적자로 공무원을 줄이면서 이를 다 까먹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인력정책과장은 “우리나라는 금융위기 이후 빠른 속도로 경제가 회복되면서 고용창출도 남들보다 빨리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며 “지금대로라면 당초 목표치(신규 일자리 33만 개 창출) 달성은 무난하다”고 말했다. ○ 문제는 일자리의 ‘질’

고용지표는 전형적인 경기후행지표라 경기가 나아지면 자연스럽게 좋아진다. 미국의 더블딥(경기회복 후 재침체)이나 유럽 재정위기 확산으로 국내경기가 나빠지면 6개월∼1년 후 고용상황은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상반기까지는 한국의 고용지표가 양호했지만 미국 경기침체와 유럽재정위기 등 글로벌 경제상황이 갈수록 안 좋은 국면으로 전개될 경우 하반기 이후 어려운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고용의 질이다. 7월 현재 청년(15∼29세) 실업률은 7.6%로 전체 실업률의 2배를 웃돌 정도로 청년고용 문제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연령별로 봐도 50대 취업자가 26만9000명, 60대 이상이 9만8000명 늘어날 동안 20대(―5만1000명), 30대(―5만2000명) 일자리는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비정규직 비중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통계청 근로부가조사에 따르면 3월 기준 정규직(1129만 명)이 전년 동기 대비 1.6% 늘어날 동안 비정규직(577만 명)은 5% 증가해 정규직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김태기 단국대 교수(경제학)는 “우리나라도 금융시장 불안이 실물부문으로 전이될 경우 고용이 급속도로 악화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일자리 분야에 대한 정부 지원을 강화하는 등 고용을 튼튼히 하는 데 정부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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