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검은 금요일’]美 일부 애널리스트 “모든 주식 팔아치워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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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격의 글로벌 증시 현장

공포의 24시간을 보낸 글로벌 증시가 5일(현지 시간) 상승세로 출발했다. 하지만 곧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반등의 희망은 아직 미약한 상태다.

미국 노동부는 5일 7월 중 미국에서 새로 생겨난 일자리가 11만7000개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시장이 예상해 왔던 신규고용 창출 치(8만5000개)를 넘어서는 것이다. 또 7월 실업률도 9.1%로 전달에 비해 0.1%포인트 하락했다. 실업률 하락은 노동 인구의 감소가 주요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4일 미국의 새로운 경기후퇴(New Recession)와 유럽의 부채위기라는 쌍둥이 쇼크로 뉴욕 월가는 말 그대로 ‘검은 목요일(Black Thursday)’을 겪었다. 월가가 이날 얼마나 패닉에 휩싸였는지는 장 마감 후 쏟아진 애널리스트들의 평가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브루스 매케인 키프라이빗뱅크 애널리스트는 “이 모든 악재들의 거센 공격에서 빠져나올 방법이 없다”면서 “마치 죽음을 걱정하는 사람처럼 시장이 움직이고 있다”고 표현했다. 일부 애널리스트와 시장전략가들은 “모든 주식을 팔아치우라”는 e메일을 투자자들에게 보내 투매를 부추겼다.

5일 도쿄 증시도 퍼렇게 질렸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동일본 대지진 때 수준까지 급락했다. 도쿄증권거래소 1부에 상장된 거의 모든 종목(98%)이 하락세를 면치 못했을 정도다. 일본 금융당국은 4일 1조5000억 엔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풀면서까지 외환시장에 개입해 가까스로 엔-달러 환율을 80엔대로 끌어올렸지만 구미의 재정불안과 증시 폭락이 겹치면서 엔화 가치는 다시 달러당 78엔대로 올랐고, 기업들의 주가는 폭락했다.

글로벌 시장은 당장 미국보다 유럽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은 잠재된 불안감이지만 유럽의 부채위기는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부채 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국채를 다시 매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도 스페인과 그리스의 국채는 제외한 것이 투자자들의 불안을 증폭시켰다. ‘중앙은행도 사지 않는 국채를 어느 투자자가 사겠느냐’는 심리가 확산된 것이다. 미 증시의 폭락도 유럽 은행들이 자금을 미 증시에서 빼면서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유로존은 스페인에 이어 경제 펀더멘털이 좋은 이탈리아까지 위기설이 심화되는 가운데 미국의 더블딥 논란 충격파까지 더해지면서 패닉 상황에 빠진 모습이다.

그러나 채무 위기의 한가운데 서 있는 이탈리아 스페인 등은 유로존 차원의 대책에만 기대는 눈치다. 유로존을 끌어가는 독일 등은 채무 위기를 겪는 국가들의 구조조정을 지켜보면서 아직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프랑스 스페인 독일 등 3개국 정상은 5일 긴급 전화회담을 갖기로 했다. 또 기두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은 4일 기자회견에서 남미 국가들이 글로벌 경제위기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동으로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당장 재무장관 회담을 개최할 것을 제안했다.

9일에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산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동이 소집될 예정이지만 전문가들은 경기 부양을 위해 이들이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컨설팅회사인 IHS 글로벌 인사이트는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질 확률이 40%라고 추산했다.

특파원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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