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사모펀드 입찰’… 금융硏토론회 찬반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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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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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高배당 문제” vs “위험관리 강화 장점”

“사모펀드가 (우리금융지주를) 인수하면 5년 후 주인을 또 찾아야 한다.” vs “10년이면 충분하다. 더는 (우리금융지주) 민영화를 미뤄선 안 된다.”

우리금융지주 인수 의사를 밝힌 3개 사모펀드의 자금조달 능력 및 경영방식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금융연구원은 26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사모펀드의 우리금융지주 매각 입찰 참여와 관련한 공청회를 열었다. 사모펀드가 우리금융 인수 주체로 나선 데 대해 논란이 큰 만큼 이날 공청회에서도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이날 토론자로는 김상조 한성대 교수, 전성인 홍익대 교수,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 김성용 성균관대 교수, 장범식 숭실대 교수, 박용인 자본시장연구원 박사 등이 나섰다. 6월 29일 우리금융 인수를 위한 입찰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한 결과 보고펀드와 MBK파트너스컨소시엄, 티스톤파트너스 등 3개 사모펀드만 LOI를 제출했다.

주제발표자로 나선 구정한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제일은행을 인수했던 뉴브리지캐피털, 한미은행을 인수했던 칼라일, 외환은행을 보유하고 있는 론스타의 투자 행태를 분석한 결과 높은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현금배당 총액의 비율)과 가계대출 위주의 사업구조가 문제점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칼라일이 한미은행을 인수한 다음 해인 2001년 8.5%였던 한미은행의 배당성향은 2002년 29.5%, 2003년 66.4%로 해마다 급증했다. 외환은행도 2006년부터 2010년까지 평균 45.4%의 배당성향을 보여 같은 기간 국민은행(평균 18.9%)과 신한은행(18.1%)보다 훨씬 높았다. 또 뉴브리지캐피털이 제일은행 주인이었던 1999∼2005년 이 은행의 가계대출 비중은 22.0%에서 76.1%로 54.1%포인트 늘어 가계대출에 집중하는 영업 행태를 보였다. 이는 같은 기간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폭(22.7%포인트)을 2배 이상 웃도는 규모다.

그러나 구 연구위원은 “사모펀드가 소유한 은행들은 지나친 자산 경쟁으로 부실 자산이 늘어난 대형 국내 은행들과 달리 위험관리 시스템 강화, 이익 중심의 성과체계 구축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경영활동을 이어간 것은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2010년 기준 SC제일은행 씨티은행 외환은행의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각각 1.0%, 1.4%, 1.3%로 국내 은행 평균 1.9%보다 낮았다.

주제발표 후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 김상조 교수는 “사모펀드가 주도할 단기 투자이익 극대화를 위한 고배당 정책과 사업 및 인력 구조조정은 우리금융의 장기적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사모펀드가 인수하면 5년 후 또 주인을 찾아야 하는데 그 작업을 왜 되풀이해야 하느냐”며 사모펀드 인수 불가론을 주장했다.

반면 박용인 박사는 “론스타 때문에 사모펀드에 대한 전반적 이미지가 다소 왜곡된 느낌이 있다”며 “미국 일본 대만 등 많은 나라에서 사모펀드들이 은행을 인수해 성공적인 결과를 내고 있다”며 찬성 의사를 개진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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